"원하는 속도로 감상할래요"..OTT로 늘어난 '배속 시청'

김정진 입력 2022. 1.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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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유튜브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콘텐츠 시장의 지형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시청 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콘텐츠를 선택해 보는 것에서 나아가 1.25배속, 1.5배속, 2배속 등 콘텐츠 재생속도를 입맛에 맞게 설정하는 수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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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주도적인 콘텐츠 소비 성향 반영"
스마트폰 온라인동영상서비스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넷플릭스·유튜브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콘텐츠 시장의 지형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시청 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콘텐츠를 선택해 보는 것에서 나아가 1.25배속, 1.5배속, 2배속 등 콘텐츠 재생속도를 입맛에 맞게 설정하는 수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래 속도보다 빠르게 영상을 보는 것은 주도적인 시청 패턴 중 하나이며, 이런 상황이 TV 등 전통 매체의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평소 1.5배속으로 콘텐츠를 시청한다는 직장인 김모(27)씨는 "보고 싶은 것은 많은데 시간이 한정돼있어 빠르게 보기 시작했다"면서 "1년 정도 이렇게 보다 보니 정속은 너무 느리게 느껴져 TV 방송을 보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33)씨는 "원래 이야기 전개에 집중해 콘텐츠를 감상해와서 배속이 성향에 맞는다"며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액션 작품은 제 속도로 보지만 그 외 영상들은 모두 빠르게 시청한다"고 설명했다.

'배속 시청' 외에도 영상을 '10초' 단위로 넘기며 빠르게 시청하거나 유튜브 등에 올라온 '요약본' 영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 드라마·예능 등 TV 프로그램을 유튜브 클립 영상으로 소비한다는 장모(28)씨는 "다 보지 않아도 주요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극장 대신 안방서 OTT 본다…재난영화 주목 (CG) [연합뉴스TV 제공]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정해진 속도에 맞춰 콘텐츠를 시청하지 않는 것은 창작자의 의도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디즈니플러스 등 배속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플랫폼도 있다.

이에 대해 30대 직장인 김씨는 "책을 읽을 때 속독과 정독 등 다양한 방식이 있듯 영상 콘텐츠 소비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도 배속 시청은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소비하고자 하는 이들이 가진 성향을 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전통매체는 이로 인해 맞게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배속 시청은 시대에 맞는 시청 패턴이자 주도적인 소비 성향을 반영"한다면서 "과거 미디어 환경은 수동적 소비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방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TV 본방송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새로운 시청 패턴의 등장과 맞물린다고 분석하면서 "지상파 등의 전통 매체들이 플랫폼의 힘에 의존하기보다 콘텐츠 중심의 사업으로 움직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재생 속도의 조절로) 시청자들은 콘텐츠에 대한 또 다른 지배력을 확보했고, 원하는 방식대로 소비함으로써 콘텐츠를 확실하게 통제했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아주 수동적이고 보수화된 시청자층은 올드 미디어의 시청패턴에 큰 불만이 없지만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면서 "전통 매체들은 자신들의 플랫폼과 채널이 마주한 위기를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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