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화에 들썩이는 대선판..정작 尹·安 서로 '발끈', 왜?

유새슬 기자 2022. 1. 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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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막판 단일화, 리스크 커..이득 볼 사람들의 정치 공작"
국민의당 "安 확장성 막으려 단일화 프레임에..치킨게임으로 쭉 간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2022.1.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3자 구도가 만들어지자 정치권에서는 자연스럽게 안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두 정당은 상대 당이 '정치 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단일화 가능성에 서로 발끈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원내에서는 단일화 이야기를 절대로 꺼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기자들이 단일화 관련 질문을 던질 때마다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난다"고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원내 분위기는 이보다도 한층 강경하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일차적으로 향후 윤 후보의 지지율이 본격적인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깔려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15일) JTBC 인터뷰에서 "단일화 없이 승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상황을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질 것 같아서 하는 단일화는 성공한 적이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윤 후보가 지지율을 한껏 끌어올려 상대적 우위에 선 상태에서의 단일화 역시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단일화를 위한 실무 협의 과정에서 양측의 신경전과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는 탓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화 경선을 치렀다. 당시 경선 룰, 즉 여론조사 문항과 방식 등에 대한 지난한 협상이 이어졌고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국민 피로도가 크게 높아지기도 했다.

당시는 민주당에 비해 보수 야권으로 선거판이 확실히 쏠린 상황이었지만 이번 대선은 다르다. 어떤 후보도 선거 직전까지 안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시작되면 보수 야권이 겨우 끌어모은 중도 지지층이 모두 떨어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선에서 단일화를 하려면 2월말까지는 가야 할텐데 리스크가 너무 크다"라며 "지금 단일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 그래서 정치 공작이라고 보는 것이다. 단일화를 선거판으로 끌어들여서 그게 만약 현실화하면 이득 볼 사람들, 여권 아니면 국민의당 쪽이 계속 불을 지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 역량을 지속해서 증명해야 하는 '정치 신인' 윤 후보로서도 단일화 논의에 휩싸이는 것이 달갑지는 않다. 자력으로 대선을 치르지 못하는 제1야당 후보라는 이미지에 갇힐 수 있어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 쪽에서 자꾸 단일화를 언급하면 윤 후보 지지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윤 후보가 단일화 프레임에 말려버리기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2022.1.1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는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이태규 의원은 지난 14일 CBS '한판승부'에 출연해 단일화에 대해 "전혀 생각이 없다"며 "(언론이) 하도 계속해서 물어보니까 안철수 후보가 앞으로 이런 질문이 오면 아예 답변을 거부하는 것으로 하자(고 제가 제안했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단일화 설왕설래가 많아졌다는 점을 들어 국민의힘 쪽에서 단일화 가능성을 자꾸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단일화에 안 후보를 가둬서 기득권 정당의 정치적 이익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안 후보를 국민의힘이 하는 단일화 프레임에 가둬서 확장성을 막으려는 것이다. 여당이나 제1야당이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행동에 우리가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고 그것을 생각할 이유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는 안 후보의 최근 지지율 상승분이 윤 후보에게서 일시적으로 떨어져 나온 것이 아니라, 안 후보 개인을 유권자들이 강력하게 지지한 결과라는 분석이 깔려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후보를 바라보면서 기성 양당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안 후보에게 마음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태규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은 경쟁력 있는 사람을 선택해 줄 것이다. 한국 사회와 정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안철수를 3자 구도로 올려준 것이다. 우린 그 여망을 받아야 한다"면서 "내달 대선 후보 등록을 하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3자구도로 쭉 간다. 치킨게임이라고 보시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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