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특별법'으로 '해금'해 줬는데..뒷말 무성 이대은 돌연 은퇴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KT 이대은이 은퇴했다. KT는 13일 "소속 투수 이대은이 13일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이대은은 미국, 일본 무대를 거쳐 2019년 KBO리그에 데뷔했다.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KT의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KBO리그에 데뷔했으며, 프로 통산 3년 동안 95경기에 등판해 7승8패, 9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데뷔 첫해인 2019년 마무리 투수로 17세이브를 달성했으며, 부상에서 복귀한 지난 시즌에는 31경기에 등판해 3승2패, 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이대은은 “KBO에서 시작한 첫 시즌 이후 지금까지 부상으로 팬들과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개인적으로는 팀 우승에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구단과 상의 끝에 야구 선수 인생을 마감하기로 했다. 또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KT 위즈 이숭용단장은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혹시라도 오해는 없으면 좋겠다. 이대은 선수가 즉흥적으로 구단에 갑자기 은퇴를 통보한 것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몇 차례 의사를 나타냈다. 그래도 구단은 설득을 했다. 뛰어난 자질이 아까워서 구단은 더 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이숭용단장은 “선수의 의사를 존중했다. 부상이 자주 오니 자신이 언제까지 야구를 더 하겠는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구단은 올시즌 전력을 다시 분석하고 해서 새롭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런 이대은의 은퇴소식이지만 이숭용 단장의 말을 빌면 전혀 갑작스런 은퇴가 아니라는 것이다. 고민 또 고민 한 결과, 은퇴만이 본인이나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었기에 선수는 은퇴를 선언했고 구단은 선수의 미래를 위해 이를 승인했다는 것이다. 선수나 구단 모두 올바른 선택을 한 것 같다.
하지만 팬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선수와 구단이 내린 은퇴 결정에 대해서 선수가 아니라 팬들이 이대은 선수를 향해서 비판을 하는 이유는 한가지이다.
오직 이대은 선수만을 위해서 KBO가 규정까지 개정하면서 그의 한국프로야구행을 만들어줬는데 ‘정상적인 은퇴’가 아니라 ‘갑작스런 은퇴’를 한 것에 대해 일종의 뒤통수를 맞았다는 생각인 것이다.
사실 이대은은 국내 무대에 돌아올 수 없는 신분이었다. 돌아오더라도 현역으로만 입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 이유는 KBO가 고교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해외진출을 막기위해 만든 '외국진출선수에 대한 특례' 조항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고교 유망주가 외국 프로구단과의 계약이 종료한 날로부터 2년간 KBO 소속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막아 놓았다.
하지만 KBO는 2016년 이사회를 통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WBSC 프리미어12,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참가하여 국가대표로 활동한 경우, 상무나 경찰야구단에 입대하여 KBO 퓨처스리그에서 출장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조항으로 인해 이대은은 국내로 복귀, 경찰 야구단에 입대해서 2017시즌과 2018시즌 군 복무를 하면서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 이 규정은 오직 한 사람 이대은에게만 적용된 탓에 '이대은 특별법'으로 불렸다.
이대은은 경찰 야구단에서 2년을 복무한후 드래프트 시장에 나왔다. 결국 2019 신인드래프트 시장에서 KT는 그를 1순위로 픽업, KT 유니폼을 입었다.
이런 과정을 알기에 팬들은 이대은의 고민에 찬 은퇴를 좀 얼토당토 않는 은퇴라며 쓴소리를 내뱉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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