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야호' '신봉선의 ┌(0_0)┘' MBC NFT, 누가 사는걸까

정민경 기자 2022. 1. 1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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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야호~'는 950만1000원, 신봉선의 '┌(0_0)┘'모양 리액션은 300만 원.

갑자기 MBC는 왜 이런 사업을 하는 걸까? 어떤 '짤'이 NFT로 만들어지는 걸까? '짤' 주인공에게 허락은 어떻게 받는 걸까? 신봉선 NFT를 몇백만 원을 주고 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MBC는 무슨 이득을 보려고 NFT 사업을 하는걸까? 미디어오늘은 지난 14일 박재훈 MBC 미래정책실 신사업전략팀장을 만나 MBC NFT 사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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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재훈 MBC 미래정책실 신사업전략팀장
NFT 제작 위해 '무야호 짤' 주인공 수소문해 합의
"MBC NFT, '시청자 뭘 원할까 알아보는 안테나 중 하나"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무야호~'는 950만1000원, 신봉선의 '┌(0_0)┘'모양 리액션은 300만 원.

MBC가 만든 NFT(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 낙찰가다. 최근 MBC가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뉴스는 각종 증권 정보에서 대표적 NFT 사업 예시로 다뤄졌다. MBC는 국내 방송사 중 처음으로 지난해 7월 말 NFT 마켓을 열었다. 전용 플랫폼 '아카이브 by MBC'를 통해 경매와 판매를 하고 있다.

갑자기 MBC는 왜 이런 사업을 하는 걸까? 어떤 '짤'이 NFT로 만들어지는 걸까? '짤' 주인공에게 허락은 어떻게 받는 걸까? 신봉선 NFT를 몇백만 원을 주고 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MBC는 무슨 이득을 보려고 NFT 사업을 하는걸까? 미디어오늘은 지난 14일 박재훈 MBC 미래정책실 신사업전략팀장을 만나 MBC NFT 사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MBC 무한도전에서 출연자 최규재씨가 '무야호∼'라고 외치는 클립 영상의 NFT는 950만 1000원에 낙찰됐다. 사진출처=아카이브 바이 MBC.

- MBC가 NFT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박재훈 MBC신사업전략팀장: “사업 시작 전 외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MBC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 자산을, 디지털로 보면 NFT라는 새로운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MBC 콘텐츠를 디지털 자산으로 소유하고 싶다는 요청도 있었다. 실제로 MBC에서 방영된 콘텐츠 중에 소위 '짤'로 소비가 되고 '밈'(meme)으로 소비가 되는 장면들이 있었다. 이런 콘텐츠를 두고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게 첫걸음이었다.

미국의 NBA의 경우, 농구에서 선수들이 슛을 하는 멋진 장면들을 디지털 자산화해서 판매하는 시장이 있다. 수없이 많은 슛 장면들을 올려두면, 시장 가격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고 거래가되는 시장이다. 물론 유튜브에도 멋진 슛 장면들이 돌아다니지만, 중요한 건 그 장면에 NBA가 하나의 인증을 찍어준다는 것이다. 이 자체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다는 일에 주목했다.”

- 그렇다면 MBC에서 NFT로 선정된 장면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선정 기준은?

“하고 싶은 것을 다 NFT로 만들 순 없다. 사실 어떤 장면을 NFT로 만들면 열광적 반응이 따라올지 예상되는 장면들이 있다. 그러나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문제는 해당 장면에 등장하는 분의 초상권과 저작권 문제다. MBC에서 방영된 장면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장면을 디지털 자산화하는 문제는 또 다른 문제기 때문이다.

MBC에서 판매했던 '무야호~' 장면(출연자 최규재씨가 '무한도전'을 '무야호'라고 외치면서 유행어가 된 장면)이나 신봉선씨의 리액션 장면을 보면,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짤'을 통해 계속 인기가 확대된 것들이다. 새로운 의미로 계속해서 가공된 장면들. 그런 것들 위주로 주목했다.”

▲MBC '복면가왕'에서 보여준 신봉선의 리액션은 NFT로 만들어져 300만 원에 판매됐다.

무야호 짤 NFT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 NFT를 만들 때 당사자들과 합의 과정은 어떤가?

“당사자와 합의하지 않고 할 수 없다. 지난한 과정을 거친다. 특히 '무야호~'의 경우 최규재씨는 알래스카에 사는 교민이다. 방송이 나간 지 거의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MBC에서 다시 최씨 근황을 수소문했다. 수소문 끝에 자제 분과 함께 이야기를 해보시라고 하는 등 과정을 거쳐 합의를 이뤘다. 해당 장면을 NFT로 만들게 되면 시장에 계속 이 장면이 돌아다니고, 또 재판매 될 수 있고 기사도 나올 수 있음을 설명드렸다. 해당 부분에 몇 퍼센트를 드린다는 식의 과정도 있었다.”

- 총 몇 가지 종류의 NFT가 등록돼 있나?

“15가지 종류가 있다. '무야호'와 신봉선 리액션을 포함해 심은하씨가 나왔던 드라마 'M'의 장면이나 MBC가 첫 방송을 했을 때 장면, 컬러 방송을 처음 시작했던 장면 등이다. 작년이 MBC 창사 60주년이었기 때문에 MBC 첫 방송 장면 같은 것은 60개 에디션을 냈다. 어떤 것은 1개인 에디션도 있고 어떤 것은 60개인 에디션도 있다.”

▲아카이브 바이 MBC에 등록된 NFT들.
▲현재 아카이브 바이 MBC에서 판매되고 있는 NFT.

- 어떤 사람이 이런 NFT를 구매하는 것일까?

“구매하는 사람 정보 역시 암호화돼 있어서 신상을 파고 들수는 없다. NFT 시장에 접근함에 있어 영상에 대한 소유권과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 디지털 자산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에는 초상권이나 개인이 방송 출연을 했기 때문에 생기는 권리, 영상 자체를 내가 소유해서 생기는 소유권이 있었다. 이 개념에 한정해서 보면 지금 현상은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 영상은 이제 내가 소유했으니까 앞으로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도 나만 가공할 거야'라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NFT 소비가 일어난다. 쉽게 비유하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갔다고 치자. 모나리자를 관람하고 나왔는데 모나리자를 살 수는 없고, 그렇다고 여기저기 그냥 찍어대는 도판은 사기 싫고. 루브르 박물관이 실제로 냈던 도판에, 루브르 박물관 직인이 찍힌, 일련번호가 찍힌 것을 소유하고 싶은 니즈가 있지 않나? 이 연장선상에서 똑같이 돌아다니는 '짤'이라고 하더라도 MBC가 보증서를 넣어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 욕구는 분명 존재한다.”

강다솜 아나운서 인사, 시청자 요청으로 NFT로

- MBC에 '어떤 짤을 NFT로 만들어주세요' 이런 요청도 있나?

“'14F 데일리 강다솜 아나운서 안녕 모음' 상품과 같은 경우다. MBC 유튜브 채널 '14F'에서 강다솜 아나운서가 인사를 매일 다르게 하는데 나름의 팬덤이 형성돼 있다. 이 인사를 NFT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10개 에디션을 만들었는데 빠르게 완판됐다.”

▲14F 강다솜 MBC 아나운서 인사 모음을 NFT로 만든 상품. 10개 에디션이 모두 완판됐다.

- MBC가 NFT 사업을 통해 얻는 이득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NFT를 통해 수익을 얻겠다는 예측보다는, 계속 시장의 반응을 보는 용도다. 시청자들 반응을 보고, 또 계속해서 시장 저변을 넓혀보려는 게 핵심이다. 방송사가 디지털 시장에 어떻게 자리매김할지 MBC도 실험이 필요하다. 현재 NFT 사업 수익 상당수는 기부를 하고 있다. 이 사업을 계속해서 수익 사업으로 키워가겠다는 것보다 '시청자들이 이런 것도 원하실까'하는 부분을 알아가는, 안테나로서 기능이 크다고 보는 게 맞다. 글로벌·디지털화하는 세상 속에서 콘텐츠 프로바이더로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자리매김할 건가 그림을 그려가는 작업이다.

MBC가 레거시 미디어, 올드 미디어일 수 있다. 그럼에도 MBC는 끊임없이 새롭고, 젊은 시청자 유입을 바라며 새 시청자들과 호흡을 바란다. 이런 사업이 새 시청자들과 호흡하는 과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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