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누군가는 말렸어야"..멸공·먹튀 논란 등 각종 악재에 개미들만 한숨 [방영덕의 디테일]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 포함 경영진 8명 스톡옵션 행사
"카카오 대표가 되는데 카카오페이 스톡옵션을 그대로 유지하면 이해상충 우려가 있으니까요. 양도소득세 부담도 크고요"란 얘기를 들었습니다. 류영준 대표 등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동시다발적인 주식 매각에 관해 나름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의 설명이었습니다.
이 같은 항변이나 설명에도 개미투자자들은 그야말로 오너 리스크, CEO(최고경영자) 리스크에 가슴을 졸이고, 배신감마저 느끼는 한 주였습니다.
신세계 정 부회장의 멸공 주장과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상장 한 달여 만에 카카오페이 지분을 대량 매각한 것은 결이 좀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말렸어야 했다"는 개미투자자들의 비판은 두 기업 모두의 정곡을 찌릅니다.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이 나왔음에도 정 부회장은 오히려 '공산당이 싫다' '멸공' 발언을 이후 더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좌우 없이 사이좋게 싸우지 말고 우리 다 같이 멸공을 외치자",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멸공!" 등등.
올해 1월부터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을 놓고 대선후보가 가세했고, 그야말로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섰습니다. 신세계를 둘러싼 불매운동 조짐마저 나타났고요.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이 피크를 찍을 때 신세계 주가 역시 출렁였습니다. 지난 10일 신세계 주가는 하루 만에 6.80% 떨어져 23만3000원에 마감했습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조4613억원에서 2조2939억원으로 1684억원이 증발한 것이죠.
계열사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신세계푸드는 전 거래일 대비 2.13%, 신세계I&C는 3.16%가 떨어졌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5.34% 하락한 가운데 장중 13만25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찍었습니다.
오너라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를 비롯해 다양한 의견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가 위법행위는 아닙니다. 그러나 경영진에게는 상법상 '충실 의무'라는 게 있습니다. 회사를 위해, 회사 이익을 위해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죠.
카카오페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비롯한 이 회사 임원 8명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약 900억원을 현금화했습니다. 카카오페이가 상장된 지 한 달 만의 일입니다.
그것도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날, 회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경영진 8명이 차익실현을 한 것이죠. 호재를 이용해 기습적으로 주식을 내다 판 경영진은 곧장 '먹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카카오, 카카오페이 주가는 급락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의 몫이 됐습니다.
통상 경영진이 주식을 팔면 투자자들에게는 그 회사 주가는 '지금이 고점'이라거나, 회사에 미래가 없다는 시그널로 읽힙니다. 이에 따라 주가가 떨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한데도 카카오페이의 경영진은 '집단행동'을 택했습니다. 이들의 결정을 말릴 만한 그 어떤 브레이크가 회사 내에서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SNS 헤비유저인 정 부회장의 행보에 신세계그룹 전체가 가슴 졸이는 것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스톡옵션 행사로 40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 공동대표로 선임됐지만 사회적 비난을 넘지 못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럼에도 젊은 층에서 "나라도 그 정도 시세차익 얻음 관두겠다"라는 비아냥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정보기술(IT) 혁신기업이란 카카오의 이미지는 한순간에 추락했고, 반(反)카카오 정서마저 걱정할 처지가 됐습니다.
기업을 이끄는 경영활동에 오너의 한마디, 경영진의 결정 어느 것 하나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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