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채 끊긴지 오래..'취업왕'이 찍어준 취뽀 필승전략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황순민 2022. 1. 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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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서 25만명에게 최신 채용동향 전하는
인플루언서 '인싸담당자' 인터뷰
"공채 제도 폐지 가속화..정량적 스펙 무의미한 시대 열려"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코로나 팬데믹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는 등 직업 개념이 바뀌고 있다. 기업들의 채용 방식도 바뀌고 있다. '신입' 중심인 국내 구직 시장 무게추가 미국처럼 이직이 활발한 '경력(커리어)' 중심으로 옮겨가는 추세다.'취뽀(취업+뽀개기)'를 위한 공식이 송두리채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기자가 만난 국내 주요 기업 인사 담당자는 "미국·일본 등은 작은 직장에서 시작해서 커리어를 쌓고 큰 회사로 옮겨가면서 연봉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정보의 비대칭이 상당 부분 완화되고, 개인의 전문성 고도화로 10년 내로 우리나라의 구직시장 트렌드도 바뀔 가능성이 높고, 실제 공채를 폐지하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구직자의 직장 '간판'보다 '커리어'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구직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업(業)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형화할 수 있는 업무는 인공지능(AI)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보를 선별하고 의사 결정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커리어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힘이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는 취업 성공에 필요한 알짜 정보를 유튜브에서 얻고 있다. 두꺼운 취준 서적과 검색 사이트는 '구닥다리' 방식이 됐다.

이번주 '더인플루언서'는 인사 담당자 출신으로 유튜브 채널 '인싸담당자'를 통해 20대에게 최신 채용 동향을 전달하고 있는 제이콥(복성현 씨)을 만나 취업 준비 필승 전략을 물었다. 구독자가 25만명에 달하는 그의 채널(인싸담당자)은 취업 준비생들이 참고하는 취업 관련 대표 채널이다. 복성현 씨는 이랜드그룹에서 인사 담당 업무를 맡았던 HR 전문가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서류 전형부터 최종 면접까지의 취업 준비 노하우와 기업의 인재상, 실제 직무와 회사 속사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취업 준비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채용 트렌드로 "이전에는 신입사원을 교육해 일을 시킬 수 있도록 양성을 하는 관점이었다면, 최근에는 신입사원을 바로 업무에 투입해 사용하는 관점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무를 가장 잘 이해한 지원자를 필요한 시점에 채용해 바로 업무에 투입시키겠다는 기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공채' 제도는 속속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 '맞춤형' 취업 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인싸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유튜브에서 `인싸담당자` 채널을 운영중인 제이콥 씨. <사진제공=제이콥>
-유튜브에서 채용 정보를 전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인사담당자로 일하다 유튜버가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인싸담당자 채널에서 대기업 인사담당자로 근무한 경험으로 얻은 지식과 정보를 담은 콘텐츠를 취업 준비생들에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인사담당자로 일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인데, 취업 준비를 하면서 들어가는 비용이 꽤 크다는 것입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취업 준비생들에게 공유하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계기로 시작한 유튜브가 사업 기회로 나아가 지금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비전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인싸담당자 채널에서 다루는 콘텐츠는 크게 3가지 파트로 나누어 집니다. 자기소개서, 면접, 인적성과 같은 취업 전략 파트, 기업을 소개하는 기업 소개 파트 그리고 인생, 삶,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파트입니다.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채용마케팅 브랜드 'Macguffin'과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 오직(OZIC)을 운영하며 기업과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늘 그래왔지만 요즘도 취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 주목해야 할 채용 트렌드와 2022년 채용 시장 전망이 궁금합니다.

▷최근 채용 트렌드는 다양하지만 장기적으로 유효한 트렌드로는 수시채용, 직무 중심 채용 이슈가 있습니다. 반면, 비대면, 인공지능(AI) 등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변화 속도와 미래의 불확실성은 신입사원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신입사원을 교육해 일을 시킬 수 있도록 양성을 하는 관점이었다면, 최근에는 신입사원을 바로 업무에 투입해 사용하는 관점으로 변화했습니다. 직무를 가장 잘 이해한 지원자를 필요한 시점에 채용해 바로 업무에 투입하겠다는 기조로 변화한 것이죠. 공개 채용은 각종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채용 방식이라서 사라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과 동일하게 비대면과 수시채용이 가속화될 것 같고, 비대면 채용이 늘면서 기업들의 필기전형에 대한 우려가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AI역량검사 등 AI 면접 전형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커리어 시작으로 꼭 대기업을 택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온 것일까요.

▷대기업을 희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가면 좋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꼭 대기업만 기다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기업의 채용 방식도 점점 직무 전문가가 돋보이는, 직무 중심 채용으로 변해가고 있고, 기업들도 학벌과 스펙이 해당 직무에서 우수한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느 곳에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직무와 산업군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취업 준비생들이 시야를 넓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취업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취업준비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의외로 자신의 커리어와 직무에 있습니다. 학교, 학과 등 외부 환경에 맞춰서 직무와 커리어를 정하다 보니 정확한 방향을 정하지 못한 상태로 취업에 뛰어들게 되고, 첫 단추가 잘 끼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도전한 취업은 실패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취업 준비 단계는 본인이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찾고 그와 맞는 직무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스펙, 서류, 면접 등은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한 정리가 되면 알아서 풀리게 되어 있어요. 스펙은 무의미해졌고, 서류와 면접은 결국 자신의 경험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과정입니다. 근데 내가 무엇을 이야기할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취업에 뛰어들게 되면 결국 짧은 고민 끝에 나온 답을 제시하거나 다른 사람 이야기로 마무리 짓게 됩니다. 취업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채용에도 기술 변화 바람이 부는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 면접관,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류 전형 등이 대표적인 것 같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은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대비해야 할지요.

▷특별히 대비가 필요한 건 없습니다. 이런 기술들 공통점은 사람이 하는 일의 수고를 덜어 준다는 것입니다. 즉, 기업의 업무 효율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지 채용의 고도화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최근 AI를 활용한 자소서 평가와 면접이 도입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채용 방식은 기존 평가 방식을 데이터화시켜 인공지능 시스템이 검토하게끔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잘 모르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돈을 받는 학원이 생겨나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취업준비생들은 기존에 준비하던 방식으로 똑같이 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서도 한동안 말이 많았습니다. 역차별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고요.

▷블라인드 채용과 관련해 역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채용을 할 때 지원자의 학교를 가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다양한 대외활동도 가려지기 시작했지요. 이에 채용 공정화라는 이슈에 편승해서 점점 필기 중심 채용이 유행 중인 것 같습니다. 채용은 사람이 살아온 과거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인데, 블라인드 채용이 일반적인 채용 형태가 되면서 과거를 많이 지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합의되는 선에서 블라인드의 적절한 위치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보기술(IT) 개발자를 뽑는 코딩테스트와 같이 지원자가 현재 가지고 있는 실력을 보고 평가를 할 수 있다면 블라인드 채용이 가능하겠지만, 개발자를 제외한 대부분 직무는 과거로 미래를 예측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정량적 스펙이 중요했다면 요즘에는 경험을 중심으로한 정성적 스펙이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취업 시장에서 좋은 스펙이란 무엇일까요.

▷좋은 스펙이란 결과가 아닌 과정이 우수한 정성적 스펙을 이야기합니다. 나의 강점이 분석력이라고 한다면, 공모전에서 우승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는 어떻게 현상을 바라봤고, 어떻게 그 현상을 분석해서 인사이트를 도출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경험이 가장 좋은 정성적 스펙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하지만 피동적으로 의미없이 주어진 것을 하고 마무리가 된 경험이 많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고, 나의 능력으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말할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판단한 시점이 있었을지요.

▷퇴사하겠다는 결심을 내린 특정 시점은 없었습니다. 예전부터 사업을 꿈꿔왔는데,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사업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가 있는 사업을 하고 싶어서 취업준비생과 기업을 연결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인싸담당자 채널 정보. <유튜브 캡쳐>
-25만 유튜버로 보람과 부담을 느낄 때가 있었을까요.

▷부담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공인에 대한 기준이 다르지만 저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라면 공인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할 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기준을 세웁니다. 누군가는 이런 부분이 부담되고 옥죄이는 것 같다고 말할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이러한 부분이 제 삶을 바르게 만드는 것 같아서 만족합니다. 그리고 지금 시대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좋든 싫든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만큼 책임감 있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싸담당자 채널 도움을 받아 취업을 했다는 취업준비생들 이야기보다는 콘텐츠들을 보고 삶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구독자 중 한 분이 '제이콥님의 영상을 보다가 내가 정말 뭘 하고 싶은지 고민을 하게 했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건 취업이 아니라 선생님이 되고 싶은거였다'고 얘기해준 적이 있습니다. 원래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임용고시가 두려워서 취업을 준비했고, 제 영상을 보다 보니까 나는 선생님이 되는 게 맞는다고 결론을 내린거죠.

-따로 콘텐츠 영감을 얻는 소스가 있을지요.

▷고객을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취업준비생들 또는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의도적으로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입니다.

-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이 큰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은 당신의 삶을 보고 따라할 것이고, 그게 그 사람들이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지만 막대한 영향력에 따른 책임감까지 고려하는 분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인플루언서를 꿈꾸거나 현재 인플루언서인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말이 상대방 사고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꼭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시작이 좋은 인플루언서가 아닌 끝과 과정이 좋은 인플루언서가 많아 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취업률 2%를 해결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업에서 인사담당자로 근무하며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취업준비생과 구인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장을 뜻하죠.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채용마케팅 기업인 'Macguffin'에서 기업들은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 오직(OZIC)에서 구직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싸담당자 채널에서 기업과 구직자가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싸담당자 채널을 통해서는 기업과 취업 준비생들을 연결하여 대한민국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현재 신규 채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신규 채널에서는 은퇴한 분들을 위해 은퇴 후 커리어 및 창업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황순민 기자]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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