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美 3배 레버리지 ETF쓸어 담는 서학개미, 열흘간 6250억 매수

김효선 기자 2022. 1. 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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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순매수 1위 종목은 3배 레버리지 상품
전문가들 "증시 반등 기대감이 반영된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는 과감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부터 서학개미는 3배 레버리지 등 초고위험 상품을 사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흘 남짓한 동안 국내 투자자가 매수한 3배 레버리지 규모는 6250억원에 육박한다.

1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가 올해 개장날인 1월 3일부터 지난 14일까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50개 가운데 27개가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었다.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 8개가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레버리지는 2배로 투자된다는 의미로, 가령 코스피지수가 1% 상승하면 레버리지 상품은 2%로 두 배의 이익을 얻는다. 반대로 지수가 1% 하락하면 레버리지 상품은 2%의 손실이 발생한다. 3배 레버리지는 지수가 1% 상승하면 3배의 수익을 얻는다.

그래픽=이은현

50개 종목 전체 중 1위를 차지한 종목은 나스닥100지수의 상승률 대비 3배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TQQQ(Proshares Ultrapro QQQ ETF)였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는 TQQQ에 2억6496만달러(약 3145억752만원)를 베팅했다.

순매수 금액 5위와 7위에 해당하는 종목도 3배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5위에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 7위에는 미국 기술주 15개 종목의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FNGU(BMO MICROSECTORS FANG INNOVATION 3X LEVERAGED ETN)가 이름을 올렸다.

서학개미는 두 개의 종목을 각각 9159만달러(약 1087억1733만원), 4624만달러(약 548억8688만원) 사들였다. 서학개미가 이 종목들을 포함해 열흘 동안 매수한 3배 레버리지 ETF의 총 규모는 6250억원에 달한다.

30대 개인투자자 A씨는 “디지털혁명 시대에 나스닥100은 우상향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뿐더러, 안전하게 3배 레버리지에 투자할 수 있어서 TQQQ를 매수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미국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증시는 상승하고 한국 증시는 하락하는 디커플링 심화가 국내투자자들이 해외로 투자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새해 들어 연준의 통화긴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증시가 큰 변동을 보이자 시장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으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는 증시가 우상향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레버리지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성향도 반영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3배 레버리지 같은 고위험 상품은 단기 투자 수익을 얻으려는 경우가 많다”라며 “최근 미국 증시가 많이 하락했는데, 반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투자자들이 나스닥지수 등 미국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관심이 높아지자 국내 운용사들도 비슷한 상품을 내놨다. 지난해 12월 9일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두 배로 따르는 ‘KODEX 미국 나스닥100 레버리지(합성H) ETF’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해외 증시에 상장된 레버리지 상품과는 몇 가지 점이 다르다. 우선 국내에서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투자상품의 상승률과 하락률이 2배로 제한돼있다. 미국 등 해외에는 3배짜리 상품도 있는 것과는 다르다. 또 국내에 상장된 나스닥 레버리지 ETF는 한국 주식시장이 열리는 오전 9시부터 3시30분까지 매매할 수 있다. 환전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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