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오영수..70대 노배우들 열정, 뜨거운 감동을 전하다 [★날선무비]
인생은 60 부터라고 했던가. 이 배우들에게 인생은 70 부터다. 배우 윤여정 부터 오영수까지, 70대의 배우들이 보여준 연기에 전 세계가 감동했다. 50년 넘는 이들의 연기 경험이 작품 안에서 꽃피며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전했다.
76세의 윤여정은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한국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1957년 일본배우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시아 배우로는 두 번째 여우조연상 수상이다. 윤여정은 '미나리'로 50개에 육박하는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최초'의 기록을 썼다.
1947년생인 윤여정은 55년 연기 내공으로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배우 최초로 미국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했다.
1966년 TBC탤런트 공채3기로 데뷔한 이후 윤여정은 55년 동안 드라마 60여편, 영화 33편에 출연했다. 1971년 고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본격적으로 배우로 조명받았다. 윤여정은 '화녀'로 제8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제10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상, 제4회 시체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1972년부터 12년을 미국에서 보낸 윤여정은 1984년 한국에 돌아왔고, MBC '사랑이 뭐길래'를 비롯한 TV드라마와 임상수, 홍상수 감독의 영화로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지난 2020년에는 나영석PD의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으로 시청자를 만났고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 출연하며 독립영화로도 활동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윤여정에 이어 올해는 79세의 배우 오영수가 다시 한번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1번 오일남 역할을 맡은 오영수는 '깐부 할아버지'라는 애칭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오영수는 지난 9일(현지시각) 진행 된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배우가 골든글로브에서 배우상을 수상한 것은 최초다. 오영수는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마크 듀플라스,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해 수상에 성공했다.
1944년생인 오영수는 1967년 극단 광장에 들어가서 연기를 시작한 뒤 '리어왕' '파우스트' '3월의 눈' 등 200여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영화 '동승' '봄여름가을 그리고 봄', 드라마 '선덕여왕' '무신' 등에 출연해 주로 스님 역의 연기했다. 오랜 연기 활동 끝에 '오징어 게임'으로 전세계를 사로잡게 됐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이후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붕 뜬 기분이고 지금은 조금 내 스스로를 정리하면서 자제심을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오영수는 깐부치킨 프랜차이즈 모델 제의를 받았지만 이를 고사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 골든글로브는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의 인종차별, 성차별적인 행태로 할리우드의 대대적인 보이콧 여파로 무관객에 중계도 없이 열렸기에 오영수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연극 연습을 하다가 수상 소식을 접한 오영수는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라며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K콘텐츠가 사랑 받고 있는 가운데, 열정과 꾸준함으로 연기해 온 70대 배우들의 수상 소식은 뜨거운 감동과 함께, 울컥하게 만드는 감정을 전한다. 한 길을 걷고 있는 그들의 열정에, 연기에 감사를 전한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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