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치료가 안되나 했더니" .. UNIST,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 저해물질 찾았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입력 2022. 1. 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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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임상 실험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 후보물질들의 약효가 신통찮았던 원인이 밝혀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최장현·남덕우 교수 공동연구팀이 간 속의 'MIR 20B' 라는 유전물질이 지방 분해를 돕는 단백질의 합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 치료 후보물질들은 이 단백질을 활성화해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MIR 20B가 이 단백질 합성(발현) 자체를 방해해 효과가 떨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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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현·남덕우 교수팀, 약효 떨어뜨리는 유전물질 규명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최장현·남덕우 교수 공동연구팀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 저해물질을 밝혀냈다. (왼쪽부터 최장현 교수, 장현준 연구원, 이요한 연구원, 남덕우 교수,김순구 연구원)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그간 임상 실험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 후보물질들의 약효가 신통찮았던 원인이 밝혀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최장현·남덕우 교수 공동연구팀이 간 속의 ‘MIR 20B’ 라는 유전물질이 지방 분해를 돕는 단백질의 합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 치료 후보물질들은 이 단백질을 활성화해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MIR 20B가 이 단백질 합성(발현) 자체를 방해해 효과가 떨어졌다고 했다.

MIR 20B는 마이크로 RNA의 한 종류로 백신 등에서 사용되는 RNA와 달리 단백질 정보를 담고 있지 않은 비번역 RNA이다.

단백질 정보가 담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로 유전자에 의해 다양한 단백질이 형성되는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이 유전물질 억제제를 투입하자 치료 후보물질의 효능이 개선되는 것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에 중성지방이 과하게 쌓여 염증이 생기거나 염증으로 인해 간에 흉터 조직이 생기거나 섬유화를 일으키는 광범위한 질환이다.

간에 흉터 조직이 계속 쌓이면 간경변증으로까지 진행되는데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치료제 개발 임상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 등으로 쓰이는 파이브레이트 계열 약물을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로 쓰려는 시도가 많았으나 간 섬유화 호전 등 조직학적 효과가 없어 임상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

파이브레이트 계열 약물은 페록시솜 증식체 활성화 수용체 알파인 PPARA 단백질 활성을 높여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비알콜성 지방간 발병기전과 MIR20B 억제제 투여 효과를 나타낸 그림.

연구팀은 동물실험으로 특정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 RNA인 MIR 20B가 PPARA 단백질 발현을 방해해 상용 파이브레이트계 약물인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의 약효를 억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먼저 환자의 간을 분석해 MIR 20B와 PPARA 유전체 간 상관관계를 알아내고 동물실험으로 검증했다.

MIR 20B가 PPARA 단백질 정보가 담긴 복사본인 mRNA의 특정 부분 3 UTR에 작용해 PPARA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는 구체적 과정도 알아냈다.

MIR 20B 억제제를 페노피브레이트와 함께 지방간 모델 동물에 처방하자 간 섬유화 개선에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KMPC), UNIST 미래 선도프로젝트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30일 생명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이라이프 (eLife)’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연구를 주도한 최장현 교수는 남덕우 교수와 함께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이며 이요한 연구원, 장현준 박사, 김순구 연구원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했다.

최장현 교수는 “단일 약물을 통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 개발에 한계가 있어 최근 복합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MIR 20B 억제제와 기존 치료제를 같이 처방하는 것은 효과적인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 요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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