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유병자 국민 215만명 달해..예방·진단 후 건강관리 고민해야

이승구 2022. 1. 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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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이경실 교수 "무조건 채식보다 고기도 적당량 먹어야"
"식물성 단백질만 먹는 것보다 동물성 단백질도 필수적으로 섭취"
"운동, 노동처럼 해선 안돼..일상생활에 무리없는 수준으로 해야"
암에 걸렸다고 해서 무조건 채소만 먹는 것이 아닌 고기도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서 암을 진단받고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사람을 뜻하는 ‘암 유병자’가 215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 25명 중 1명 꼴이다. 기대 수명까지 생존한다면 우리나라 국민이 암에 걸릴 확률은 37.9%에 이른다.

이는 암을 예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암 진단을 받은 후의 건강관리도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 등 건강을 기본부터 챙기는 것이 암 유병자의 일상 생활에 모범 답안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골고루 먹으면서 양질의 단백질을 든든히 섭취해야 한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암 환자들은 갑자기 운동량을 늘리거나 채식을 시도하는 등 평소와 다른 생활을 하려고 시도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표준 치료에 따르면서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다. 암 치료를 장기간 받으려면 체력 소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암 환자들는 채식을 하겠다며 고기를 배척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경실 교수는 “암 유병자의 경우 운동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건강한 식사”라며 “암 진단 후에 고기를 아예 끊는 경우가 있는데,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을 고르게 먹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한 성인의 질병 예방과 암 환자의 완치 후 건강관리 등을 맡고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그는 식품영양학 석사학위도 갖고 있다.

일부 암 환자들는 채식을 하겠다며 고기를 배척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권장되는 일일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당 1g 정도, 즉 체중 60㎏ 환자라면 단백질 60g이다. 이때 감안해야 할 것은 고기·콩·두부 중 단백질은 일부에 불과하며, 또 모두 흡수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즉, 단백질 60g을 섭취하기 위해 먹어야 하는 단백질 함유 식품의 양은 그보다 훨씬 많다. 대개 고기 100g을 먹었을 때 단백질 20g을 섭취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단백질 60g을 섭취하려면 하루에 300g의 고기를 먹으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고 단순히 300g의 고기를 한꺼번에 먹는다고 단백질 60g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대개 단백질은 한 번에 20g 정도만 흡수할 수 있고 나머지는 지방으로 남는다”며 “식사할 때마다 고기반찬이나 생선 한 토막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100g 정도를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암 환자들 사이에서는 고기를 꺼리고 콩이나 두부 등 식물성 단백질을 주로 섭취하려는 경향이 있다. 채식이 몸에 좋다는 막연한 편견을 가진 이들도 있고, 입맛이 떨어져 고기가 당기지 않는다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하루 단백질 섭취량의 3분의 1 이상은 동물성으로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운동은 마치고 나서도 활력 있게 움직일만큼 에너지가 남아있을 정도로 하는 게 적당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단백질 섭취뿐만 아니라, 야채 섭취와 운동도 체력을 기르는 데 필요하다. 중요한 건 뭐든지 적당한 정도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야채가 몸에 좋다고 해서 지나치게 많이 먹으려고 애쓰는 건 곤란하다”며 “야채를 한 바구니 갈아서 먹기보다는 스스로 씹어 먹을 수 있는 만큼의 양을 색깔별로 다양하게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일은 작은 종이컵 하나 정도면 충분하다”며 “과일을 야채보다 쉽게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함께 갈아서 드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다 보면 암 환자가 5년 뒤에 당뇨병 환자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운동 강도는 개인의 신체 상태에 맞춰야 한다. 운동하고 돌아왔을 때 누워있어야 하는 수준이 아니라, 운동을 마치고 나서도 활력 있게 움직일만큼 에너지가 남아있을 정도가 적당하다.

이 교수는 “운동을 노동처럼 해선 안 된다”며 “체력에 따라 다르지만, 돌아와서 스스로 밥을 차려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체력이 남아있게 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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