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 부메랑' 맞은 세종시, 매수세 '제로'로 추락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2. 1. 15. 10: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천도론으로 40% 급등후 7개월째 가격 하락세
입주량 급증 맞물리면서 전세 매매 동반 하락세 길어져
외지인 투자수요 집값 폭등의 부메랑, 서울도 뒤따르나?

<차학봉기자의 부동산 봉다방>

2020년 집권 여당의 천도론 바람을 타고 40% 이상 폭등,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세종시의 하락세가 길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조사에서는 작년 8월부터,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는 6월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주간 단위 아파트 가격조사에서 -0.06%(12월27일), -0.14%(1월3일),-0.3%(1월10일) 등 새해들어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의 1월10일 기준 매수 우위 지수가 ‘o’을 기록했다.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작성하는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를,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이다. 2020년 집값이 폭등할때는 매수 우위지수가 180까지 치솟았다.

◇거래량 급감속에 가격 뚝뚝

거래도 급감하고 있다. 집값이 급등하던 2020년 6월 한달 거래량이 1500건을 넘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거래량이 200건 안팎으로 줄었다. 고점 대비 2억~3억원 하락한 매물도 거래되고 있다. 세종시 E 아파트 39평형이 지난7월 13억8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작년 말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5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S아파트 34평형은 6억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전세가격도 내림세이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5월(-0.19%) 6월(-0.41%) 7월(-0.31%), 8월(-0.14%) 등 4달 내린후 9월(0.1%)과 10월(0.38%) 소폭 올랐다. 그러나 11월,(-0.9%)와 12월(-1.6%)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20년 폭등했던 세종시의 아파트 가격이 작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천도론 바람 탄 외지인이 올린 집값이 부메랑

세종시의 하락세가 길어지는 것은 실수요보다 투자수요가 집값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론을 제기했다.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외지인 구입비율이 50%를 넘었다. 실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많다보니 매매가에서 전세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 비율도 지나치게 낮다. 세종이 48%로, 전국(69.8%)과 대전(71.3%)은 물론 집값이 비싼 서울(57.6%) 보다 낮다. 실제 10억원하는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3억~4억 정도하는 사례도 많다. 전세가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은 그만큼, 주택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의미일 수 있다.

주민소득에 비해 집값이 지나치게 오른 것이 덫이 됐다. 세종의 주택구매부담지수는 142.3으로, 서울(182)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주택구매부담지수는 중간 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사는 경우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가 100일 때는 매달 소득의 25%를 주택구매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의미로, 숫자가 커질수록 부담도 늘어난다.

◇대전도 하락세로 돌아서

세종시 인근 대전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1주(1월3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하락했다. 대전 아파트 매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 2019년 4월 3주 –0.03%를 기록한 이후 2년 9개월여 만이다. 대전 5개구 중 ▲서구(-0.16%) ▲유성구(-0.05%) ▲중구(-0.01%) 등 3개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떨어졌다. 대전아이파크시티( 2,560가구), 갑천트리풀시티(1,762가구)가 작년 말 입주하면서 대전 집값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입주 폭탄은 해소될 듯

세종 주택시장 침체의 원인중 하나가 입주물량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0년 5655가구에서 2021년 7668가구로 증가했다. 이른바 입주폭탄이 터진 것이 매매와 전세시장에 영향을 준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4개 단지 2157가구가 입주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