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맞선 본 남성 집에 격리됐다" 중국 여성 조작 논란 휩싸여
김지성 기자 2022. 1. 15. 10:48
최근 중국 SNS에 올라온 동영상이 중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허난성 정저우에서 한 여성이 맞선을 보러 남성 집에 갔다가 그 지역이 갑자기 봉쇄되는 바람에 며칠째 남성 집에 머물고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입니다. 중국의 현 코로나19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처음 만난 남성 집에서 어쩔 수 없이 묵어야 하는 여성의 딱한 상황이 세간의 관심을 불러왔습니다. 한국 언론을 포함해 미국 CNN, 영국 BBC 등 유수의 언론이 여성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남성 집에서 맞선 보다가 코로나19 봉쇄로 갇혔다"…순식간에 유명세
왕 씨의 이른바 '맞선 상대와의 동반 격리' 일기는 중국 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웨이보에는 #맞선 보러 정저우로 돌아간 여성이 전염병 탓에 상대 남성 집에 격리됐다#는 해시태그가 생겼고 조회 수는 3천만 회를 넘어섰습니다.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올린 왕 씨의 영상에도 '좋아요'가 11만 개 이상 달렸습니다. 왕 씨는 이렇게 순식간에 유명세를 탔습니다.
"해당 아파트 격리 안 돼"…"관심 끌기 위해 조작했다" 해시태그 등장
왕 씨는 한때 SNS에 올린 자신의 영상들을 삭제했습니다. '원치 않는 관심이 불편하다'는 이유였습니다. 14일 왕 씨의 더우인 계정에는 다시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다만 일부 영상은 삭제됐습니다. 댓글에는 "힘내라", "온 나라가 당신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응원 메시지와, "머물고 있는 아파트를 공개하라", "거짓말 같다"는 비난 글이 섞여 있습니다. 왕 씨는 남성의 집에 아직도 머물고 있는지, 어디에 있는 무슨 아파트인지 등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왕 씨는 12일 "하루 종일 네티즌들에게 말도 안 되는 욕을 먹었다"라며 "아무리 힘들어도 이 인연을 잡고 싶다. 나에게 자신감을 달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중국은 코로나19와 관련돼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사람은 처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전면 봉쇄된 산시성 시안에선 '한 간호사가 코로나19를 퍼트렸다'는 내용의 글을 유포한 네티즌 2명에게 5일간 구류 처분을 내리는 등 6명을 처벌했습니다. 도시가 봉쇄되지 않았는데 봉쇄됐다는 거짓 정보를 흘린 사람도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중국 수사 당국이 나섰다는 말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뒷맛이 씁쓸할 것 같습니다. 지금의 코로나19 현실이, 도를 넘어선 SNS 문화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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