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발 경기둔화 속 치솟는 물가..'인플레 전쟁' 중인 지구촌
전 세계적인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기가 둔화된 데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조도 예상보다 길고 가팔라지면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바빠졌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지만 당장 민생고를 악화시키는 물가를 잡는 게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다만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는 만큼 각국이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적절한 정책 조합을 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8개 회원국의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5.8%로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은 27.7%, 식품 가격은 5.5% 뛰었습니다. OECD가 지난달 내놓은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는 올해 주요 20개국의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종전 3.9%에서 4.4%로 높여 잡았습니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7.0% 올라 4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같은 달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석 달 연속 3%대를 보이며 연간으로는 10년 만에 최고치인 2.5%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영국이 가장 먼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로 0.1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영국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1월 5.1% 뛰는 등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물가 목표치 2%를 크게 웃도는 데 따른 것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르면 3월부터 시작해 연내 3~4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현지시간 13일 상원 금융위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는 강력한 수단이 있고 인플레이션 억제에 이를 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은 어제(14일)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은 인상입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크고 광범위하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도 지난해 기준금리를 올렸으나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대외 요인으로 물가가 뛰는 만큼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 이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터키는 고금리를 문제 삼는 레제프 타이이프 대통령의 압력에 따라 지난해 9월 기준 금리를 14%로 5% 낮췄다가, 지난달 물가가 36% 폭등하는 역풍을 맞았습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1%로 종전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습니다. 작년 성장률 5.5%보다 1%포인트 이상 둔화한 수치입니다. 둔화의 요인으로는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 인플레이션, 부채 증가, 소득 불평등이 꼽혔습니다. 세계은행은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리거나, 오미크론이 계속 확산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리 정부가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1%로 지난해 4.0%보다 낮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었으나, 최근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대외 수요의 개선세가 약화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경기 둔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인상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경기 둔화가 심각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생활이 빠듯한 서민층에 특히 피해가 큰 고물가를 제어하는 데 각국이 우선순위를 두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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