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에 언니 살해한 가해자 신상공개 해주세요"..동생의 호소

김가연 기자 2022. 1. 1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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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온라인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온 ‘천안 여자친구 살인사건 피해자 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네이트판

20대 남성이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찾아가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원룸에는 피해자의 모친도 함께 있었는데, 가해자가 ‘대화를 나누자’며 피해자를 화장실로 데려가 문을 잠근 뒤 인근 편의점에서 미리 구입한 흉기를 꺼내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가해 남성은 범행 후 도주해 자신의 원룸에 숨어 있다가, 3시간 40분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피해자의 유족은 가해 남성의 신원을 공개해 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자신을 피해자의 동생이라고 밝힌 네티즌 A씨는 14일 오후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천안 여자친구 살인사건 피해자 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저희 언니가 12일 남자친구 B씨에게 살해당했다”고 했다.

A씨는 “사건 전날 밤 고향에 계시던 저희 어머니는 B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언니가 돈을 흥청망청 써 빚이 많고, 감정적으로 불안하다고 했다. 어머니는 사건 당일 고향에서 천안 언니 자취방으로 올라갔다”며 “어머니는 언니와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B씨의 말이 대부분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B씨가 두 달 넘게 언니 집에 빌붙어 일을 하지 않고, 언니 카드로 집세, 밥값, 차 기름 값을 냈다. 금전적으로 힘들어진 언니가 이별을 수차례 통보한 것을 알게 됐다”며 “어머니는 두 사람이 잠깐 떨어져 지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고, 언니도 서로 떨어져 시간을 가지자고 했다. B씨도 알겠다며 짐을 가지고 나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 사이 피해자는 모친과 함께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잠시 외출했다. 피해자의 모친은 돈을 빌린 사람에게서 ‘피해자가 B씨의 연락이 오면 손을 떨며 전화를 받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B씨가 이상하니 이별하는 것이 낫겠다’ 등 말을 들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귀가한 뒤, B씨는 다시 피해자의 거주지를 방문했다. B씨는 자신의 짐을 찾으러 왔다며,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이야기를 하겠다며 피해자를 데리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A씨는 “어머니는 (B씨의) 짐이 너무 많아 이삿짐센터를 알아보고 있었다. B씨는 대화하던 중에 나와 물을 마시고, 어머니에게 말도 걸었다고 한다”며 “B씨가 다시 화장실에 들어간 뒤, 언니가 ‘엄마! 경찰에 신고해!’라고 소리쳤다. 어머니가 잠긴 문을 두드리자 ‘엄마! 나 죽어!’, ‘살려줘!’라고 소리쳤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했으니 당장 나오라’고 소리치자, B씨는 어머니를 밀치고 도주했다”며 “언니는 옆구리를 찔린 채 화장실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어머니는 수건으로 119가 올 때까지 지혈하며 기다렸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구급대원들이 와 언니를 데려갔지만, 언니는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이미 병원에 도착 했을 때 몸에 피가 전혀 없는 상태였고, 방어를 하려고 했는지 손에는 깊게 파인 칼자국이 있었다고 한다”고 했다.

A씨는 “너무나도 끔찍하고 잔혹한 살인사건이 저희 가족에게 일어날 줄 상상도 못 했다. 저희 어머니는 언니와 함께 먹은 점심식사 이후 충격에 밥을 드시지 못하고 계신다”며 “저는 작년 크리스마스에 본 언니의 모습이 마지막이다. 억울하게 죽은 저희 언니를, 저희 가족을 불쌍히 여겨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B씨는 도주한 후 자신의 자취방에 숨어있었으며 경찰에게 당일 잡혔다고 한다. 편의점에서 칼을 사서 준비해 들고 간 계획범죄다. 헤어지자고 하니 일말의 가책도 없이 살려달라고 하는 언니를 수차례 찌른 극악무도한 사람이다”라며 “저희 가족은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판례를 찾아보니 길어도 15~20년 정도더라. 나라가 마땅한 벌을 주지 않는다면 제가 직접 나서 이 사람을 처벌하고 싶다. B씨를 사회에서 매장시켜 버리고 싶다”며 “B씨가 사회에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만들고 싶다. 신상이 공개될 수 있도록 청원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천안 원룸 전 여자친구 살인사건 20대 가해자 남성 신상공개 촉구 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우발적 살해가 전혀 아닌 계획범죄다. 감형해서는 안 된다”며 “연인을 목숨걸고 사귀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나. 신원 공개하고 처벌 강력하게 하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도 수십명씩 죽어가는 여성들은 ‘안 만나줘’, ‘그냥(묻지마)’, ‘약하니까’ 등 상대적 약자라는 이유로 많은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 제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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