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안타깝고 명복빈다"..'변호사비 의혹' 제보자 사망은 어떤 사건?

맹성규 2022. 1. 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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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방문해 가진 인천경제자유구역 입주기업인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로 제보했던 이모씨(55)의 사망 원인이 '대동맥 박리 및 파열'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1차 부겸 소견이 나왔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타살이나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만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1차 부검 소견을 지난 13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는 주로 고령 혹은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기저질환에 의해 일어나는 심장질환이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 관계가 없다"며 "(사망한) 이씨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고 말했다. 이어 "고인은 이 후보에 대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라는 허위 주장으로 고발조치됐다"며 "이미 사법당국이 수사 중인 사안이다.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이씨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사진 출처 = 이모씨 페이스북 캡처]
이씨 생전 "나는 절대 자살할 생각 없다"

이씨는 지난 11일 오후 8시 35분께 양천구 신월동의 한 모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확보한 모텔 폐쇄회로(CC)TV에는 이씨가 8일 오전 10시 45분쯤 방에 들어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찍혔다.

이씨는 지난 2018년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A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 3억원과 주식 등 20억원을 줬다며, 관련 녹취록을 시민 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에 제보한 인물이다.

이 제보를 받은 시민단체는 지난해 10월 이재명 후보를 변호사 선임료 지급내역 허위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이 후보 측도 이씨와 시민단체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며 맞고발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이씨가 한달 전 페이스북에 쓴 글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생은 비록 망했지만 전 딸, 아들 결혼하는 거 볼 때까지는 절대로 자살할 생각이 없다"라고 적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모 시민단체 대표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 "영화 아수라 현실판"...민주당 "사과 안하면 법적책임 묻겠다"

정치권에선 이씨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됐다. 국민의힘 측에선 당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면서 공세에 나섰다. 정의당과 국민의당도 '엄중한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이에 민주당 측은 이씨의 사망이 이 후보와 무관한 사안이라며 필요하면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해 "간접 살인"이라며 "벌써 세번째 죽음이다. 영화 '아수라' 현실판을 보는 것 같아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4일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의 사망에 대해 이재명 후보에게 '간접 살인'이라며 관련성을 제기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야3당에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에서 "국과수 1차 소견이 발표됐고, 이모씨 생존 당시 영상과 지인들의 증언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들의 흑색선전이 얼마나 부당하고 거짓말이었는지가 입증되고 있다"며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까지 부화뇌동해 허위사실 유포 행태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모 시민단체 대표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경찰들이 현장 조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수정 "이재명 제보자 CCTV 이상해… 2초 뒤 다시 문 열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13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렇게까지 부검 결과가 빨리 나오는 걸 별로 본 적이 없다"라면서 "극단적인 선택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타살의 흔적도 불명확한 것도 틀림없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 나흘 전 포착된 CCTV 영상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쏟아냈다. 그는 "(이씨가 머물던) 방에는 유리창이 있어서 (외부침입 여부에) 대해서도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며 "방으로 들어갈 때 문을 꽝 닫고 들어가는데, 2초 정도 된 것 같은데 문이 다시 열렸다 닫힌다. 그리고 1초쯤 있다가 문이 또 열렸다 닫힌다"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어 "또 한 가지 궁금한 건 그래서 한참 뒤에 아마 시신이 발견된 이후인 것 같은데 경찰이 처음으로 올라가는 영상이 있다"라며 "굉장히 흥미로운 건 옷이 문에 걸려 있는데 그 점퍼의 일부가 문의 윗부분에 이렇게 삐죽하게 잡혀있다. 문에 만약 고리가 있다면 보통 사람이 옷걸이를 고리에 걸면 탁 걸지 않나. 점퍼의 옷이 삐죽하게 집혀있지 않을 텐데. 이건 순전히 저의 궁금증"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유가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억울한 사람은 최소한 없어야 하는 거 아니냐. 조금 더 성의있게 조사하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을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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