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물 명가' SBS, 이유 있는 자신감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첫방]

서지현 기자 2022. 1. 1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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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첫방 / 사진=SBS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장르물 명가 SBS가 새해 첫 드라마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선보였다. 실제 사건들을 재구성한 수사극을 선보인 이들은 첫 회부터 긴장감의 연속과 빠른 전개를 자랑했다.

14일 SBS 새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극본 설이나·연출 박보람)이 첫 방송됐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대한민국을 공포에 빠뜨린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최초의 프로파일러가 연쇄살인범들과 위험한 대화를 시작한다. 악의 정점에 선 이들의 마음속을 치열하게 들여봐야만 했던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다.

이날 1998년 3월 서울 모처에서 송하영(김남길) 경위는 빨간 모자 성폭행 살인사건을 추적했다. 송하영은 빨간 모자를 떠올리며 "무슨 마음으로 저럴까"라고 고민했지만 박대웅(정만식) 경감은 "그런 걸 왜 생각하냐"고 투덜거렸다.

같은 시각 국영수(국영수) 감식계장은 허길표(김원해) 기수대장을 찾아가 과학수사대 결성을 요청하며 "프로파일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냐. 머지않아 우리도 미국처럼 인정사정없는 놈들 나타난다. 얘들은 동기가 없다. 그럼 우리도 그런 놈들 대비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길표는 "사건 터져라 지성이라도 드리지 그러냐"고 비꼬았다.

빨간 모자의 성폭행 및 살인사건은 계속됐다. 비슷한 시기 임신 14주 차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여성의 남자 친구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 이에 박대웅은 남자 친구를 체포, 동시에 그를 빨간 모자로 몰아갔다. 송하영은 용의자의 자백을 받기 위해 압박수사로 폭력을 행사하는 박대웅에게 반기를 들었다.

송하영은 진실을 찾기 위해 국영수에게 도움을 청해 함께 현장 재검증을 진행했다. 이를 본 국영수는 "'프로파일러'라고 들어봤어? 우리 말로 하면 '범죄행동분석가'인데 너한테 필요한 자질이 다 있다. 지금처럼 포기하지 않는 것, 열린 마음, 직관, 상식, 논리적 분석력, 사적 감정 분리까지 두루 필요한데 그런건 둘째치고 가장 중요한건 타인에 대한 감수성이다. 사람의 마음을 분석하는 일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국영수는 '마음의 사냥꾼'이라는 책의 제목을 선물하며 "새로운 팀을 하나 만들려고 추진 중인데 적임자를 찾은 것 같다. 범죄행동분석가인데 딱 너 같은 사람이 해야 되는 일이다. 네 심중을 모르겠는 표정도 프로파일러 자질이다. 그런 분야가 있다는 것만 알아두라"고 당부했다.

결국 피해자의 남자 친구는 혐의 인정과 빨간 모자로 낙인찍히며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와 함께 1년 뒤인 1999년 8월, 다시 한번 빨간 모자가 등장하며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첫방 / 사진=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과 고나무 작가가 집필한 동명의 논픽션 르포를 원작으로 한다. 이에 작품 속에서도 실제 사건들이 등장, 1990년대 후반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흉악범들과 당시 사건들이 조명돼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송하영이 초인종 옆에서 발견한 범인의 암호 '123'에선 2000년대 초중반 괴담처럼 떠돌던 초인종 낙서를 떠올리게 했다.

1990년대 후반 시대상을 반영하는 극 중 장소적 배경과 소품, 배우들의 비주얼, 수사 방식도 포인트였다. 박대웅은 무력을 행사하며 범인의 자백을 '강요'했다. 당시 범죄 행동 분석 수사 기법이 도입되기 전 강압수사로 진행되던 일부 경찰들의 만행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실제 사건을 조명하고, 흉악범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일부 자극적인 연출을 피할 순 없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첫 회는 19세 이상 관람 가능으로 편성됐다. 이와 함께 피해자들이 빨간 모자에 의해 살해당하는 장면이 다소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여성 피해자들이 목졸림을 당하는 모습이나 살해 후 전라 상태로 풀샷이 잡히는 등의 장면이다.

그러나 박영수 EP가 제작발표회 당시 "시간이 흘러도 범죄의 상처와 아픔이 지워지지 않는 분들이 있어 희생자를 그리는 부분에 상당히 조심스럽고 진지하게 접근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첫 회에서 그려진 장면들 역시 흉악 범죄의 온상을 나타내기 위한 장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여성 피해자들을 그려내면서도 자극성에 급급한 연출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주연을 맡은 김남길과 진선규의 호흡도 안정적이었다. 이미 전작 '열혈사제'에서 장르물 경험이 있는 김남길은 이번엔 공감능력을 가진 캐릭터로 변신했다. 김남길 특유의 덤덤하고 담백한 연기가 송하영과 맞아떨어졌다. 여기에 지상파 첫 주연을 맡은 진선규 역시 1990년대 후반에 존재하는 캐릭터를 톡톡히 살려냈다.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보여준 진선규는 김남길을 프로파일링의 길로 이끄는 결정적인 키가 될 예정이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첫 회 말미에선 이들이 추적하던 빨간 모자의 정체가 밝혀졌다. 동시에 송하영이 범죄자들의 심리를 추적하며 본격적인 프로파일러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과연 송하영과 국영수가 과학수사대를 결성하고 흉악 범죄를 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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