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장 모시는 날 없애주세요" 9급 극단선택한 대전시 대책
대전시 "회식 강요 금지" 등 조직문화 개선안
"국·과장 모시는 날과 회식 강요 없애고, 휴가 일정은 셀프로 승인하게 해주세요."
대전시청 내 MZ세대 공무원 20명으로 구성된 대전시 주니어보드(DMZ)가 제안한 조직문화 개선안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서는 눈치 보지 않고 유연근무 사용하기, 회식 강요 안 하기, 휴가 사용 적극적으로 권장하기 등이 제시됐다. 수평적 소통을 위해서는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익명 소통게시판 설치, 신규 공무원 공직생활 적응 지원하기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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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상급자 결재 없이 셀프 승인
대전시는 또 유연근무는 과장 이상 간부급부터 최소 주 1회 의무 사용하며 솔선수범하고, 부서 평가에도 유연근무 사용 실적을 반영하기로 했다. 휴가도 상사에게 내용이 자동 전달되는 것을 전제로, 상급자 결재과정 없이 직원 스스로 승인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시는 수평적 소통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직장 생활에서 쌓인 감정을 해소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조직문화 개선안 마련에는 지난해 9월 발생한 9급 공무원의 극단적 선택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전시 관계자는 “조직문화는 해마다 개선해왔지만, 이번에는 공무원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좀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자는 조직 분위기가 반영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9급 공채로 공직에 들어온 A씨는 지난해 7월 대전시 한 부서로 발령받았으나 3개월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과 변호인 측은 A씨에 대한 무시, 과중한 업무 부담, 부당한 지시·대우, 집단 따돌림(왕따) 등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출근 1시간 전에 와서 차와 커피 등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게 유족 등의 설명이다.
박민범 정책기획관은 "주니어보드가 제안한 개선안이 근본적인 조직문화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 직원에게 확산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대전시 주니어보드가 공직사회의 실질적 변화를 선도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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