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로 '태양빛' 만든 60대 창업가..반지하방에도 햇빛 비췄다

성기숙 솔라미션 대표/사진=성기숙

지난달 말 성남 중원구 상대원3동. 반지하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새로 설치된 전등 아래에서 눈물을 흘렸다. 전등은 반지하 거주 노인을 위해 제작된 LED(발광다이오드) 햇빛등이었다. 김 모 할머니는 "햇빛을 못 본다고 관심을 가져주고 햇빛등까지 만들어주니 그것 자체만으로 감사하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햇빛등은 LED 등의 광 스팩트럼을 보완해 햇빛에 가깝게 구현한 제품이다. 대낮에도 햇빛을 쬐지못하는 소외계층이나 인공채광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반지하 거주 독거노인을 위한 햇빛등 제작은 사회적기업 '솔라미션'을 통해 이뤄졌다. 솔라미션은 2019년 9월 LED 햇빛등을 만들며 사회적기업 활동을 본격화했다.

성기숙 솔라미션 대표(62)는 "사업에 실패한 지인이 반지하에 지내는 모습을 봤던 것이 LED 햇빛등을 만든 계기 "라면서 "건강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생각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성 대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 재료공학 석사, 미국 메릴랜드대 전자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 분야 전문가다. 솔라셀(태양전지)과 LED 전자소재 분야 전문성을 기반으로 LS 전선 등 전자관련 기업 연구자와 경영진으로 근무하다 50대 후반에 사회적기업 솔라미션을 창업했다.

솔라미션이 반지하 독거노인을 위해 LED(발광다이오드)로 햇빛등을 제작했다. 햇빛과 유사한 스펙트럼을 지닌 LED 햇빛등 설명이 담긴 종이를 어르신들이 들고 있다. 사진은 어르신들의 동의를 받아 촬영됐다. / 사진제공=솔라미션

사회적기업 솔라미션은 LED(발광다이오드)로 햇빛등을 만들어 햇빛 효과를 만들었다. / 사진제공=솔라미션

솔라미션이 LED로 만든 햇빛등은 햇빛과 '빛의 스펙트럼'이 유사하다. 햇빛의 스펙트럼은 자외선부터 적외선까지인데, 해외론 자외선은 방출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태양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자외선이 없는 반도체 LED에 적외선 LED(705~745nm)를 추가해 인공 채광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특히 솔라미션 햇빛등(5300K)은 정오 햇빛(5400K)과 '색온도'가 유사하다. 색온도는 색의 밝기를 온도로 나타낸 것으로, 단위는 절대온도(K)를 사용한다. 빛의 색온도가 높을수록 푸른색을, 낮을수록 붉은색을 나타낸다. 약 6500K 색온도를 나타내는 밝은 LED등에서 블루라이트(푸른빛)가 나온다고 언급하는 이유다.

성 대표는 "아주 밝은 LED에선 블루라이트가 나와 집중력을 방해하거나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면서 "LED 햇빛등은 햇빛과 유사한 스펙트럼과 색온도를 지니고 있어 인공채광 효과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햇빛등은 빛의 사각지대에 있는 반지하 독거노인이나 외국인 근로자 숙소뿐만 아니라 반려식물을 키우는 곳에도 활용할 수 있다"면서 "햇빛이 필요한 곳에 사용될 새로운 아이템들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솔라미션은 반지하 거주 독거노인을 위한 사회적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최근 성남의 한 노인복지센터에 수십 개의 LED를 공급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LED 태양등이 필요한 곳에 맞춤형 제작 등을 할 예정이다.

솔라미션이 LED(발광다이오드)로 만든 햇빛등과 기존 LED등과의 비교. / 사진제공=솔라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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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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