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된 토스뱅크 대출 누가 많이 받나 했더니.. 중금리 대출자 26.9%

김은정 기자 2022. 1. 1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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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0일 신용대출자 통계

연소득 3500만원인 30대 회사원 A씨(KCB 819점)는 지난 3일 토스뱅크에서 연 3.27% 금리로 2000만원을 신용대출 받았다. 신용평가사 KCB(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으로 중·저신용자(820점 이하)인데도 고신용자 수준의 매력적인 금리를 받을 수 있었다.

다른 은행에서 7억원 가량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성실히 상환해 온 이력 등을 높게 평가한 토스뱅크가 A씨를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주담대의 자산적 성격도 신용 평가 때 긍정적 요소로 반영됐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 1~10일 대출받은 고객 가운데, 자체 신용평가모형에 따라 중신용자에서 고신용자로 내부 등급이 상향된 차주가 16.7%에 달했다.

중금리 대출 확대를 장려하는 정부 기조에 따라 은행들마다 상환 능력이 있는 중·저신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인터넷은행은 인가를 받을 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내세웠다가 출범 이후에는 시중은행과 다름 없는 고신용자 중심의 영업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강하게 주문했고, 그 후로는 ‘첫 달 이자 지원’ 등 타깃 마케팅을 통해 중·저신용자 끌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토스뱅크, 열흘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27%···올해 목표는 44%

토스뱅크는 CB나 나이스 등 양대 신용평가사(CB) 신용점수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중·저신용자 대출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금융 이력은 짧지만 상환능력이 있는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신용대출 영업을 재개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의 대출을 분석해 보니 CB 신용점수가 낮아도 낮은 금리를 받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신용점수가 높아도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있었다. 통신비·월세 등의 성실 납부에 높은 가산점을 부여하는 차별화 된 신용평가 방식 때문이다.

해당 기간 KCB 820점 이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6.9%로, 10% 안팎인 시중은행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토스뱅크의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는 44%다.

반면 연초 열흘간 KCB 900점 이상인 고신용자의 7.1%는 토스뱅크에서 연 5% 이상의 중금리를 적용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에 보유한 금융권 신용대출이 많다거나 정기적인 수입이 없다는 등의 이유였다.

이달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되다보니 일부 고신용자의 경우 대출 한도가 급격히 쪼그라들기도 했다. 지난 1~10일 최저금리는 연 3.25%로 전체 대출자의 76%가 연 5% 미만 금리를 적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이뤄진 5대 은행의 연 5% 미만 대출 비중 평균(69%)보다 높다.

◇통신비 납부·쇼핑이력도 신용 평가에 활용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대출 심사에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다량 축적된 카카오 계열사 정보를 활용 중이다. 카카오톡 (쿠폰)선물하기·카카오 택시 사용 이력을 들여다보거나 휴대전화 데이터 평균 사용량, 통신비 정상 납부 개월 수 등 수십종의 대안 정보를 신용평가모형(CSS)에 포함시켰다. 장기적으로는 카카오페이 결제정보나 연말정산 등 공공정보도 활용할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소호K 신용대출’은 개인 사업자의 현재 매출만 보지 않고, 업종의 계절적 특수성이나 주변 상권의 변화 등까지 심사에 참고한다. 이렇게 되면 가게를 연 지 얼마 안 돼 금융 거래 정보가 적은 개인 사업자라도 앞으로의 사업 경쟁력을 인정받아 금리나 대출 한도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런 개인정보는 은행이 카드·유통사와 제휴하고 가져오거나 대출을 신청한 중·저신용자의 동의를 구해 확인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는 25%다.

◇시중은행도 대출 신성장 동력으로 중·저신용자에 ‘관심’

한편 그간 중·저신용자 대출에 시큰둥했던 시중은행들도 최근에는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외하고, 해당 상품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상환능력을 정교하게 분석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에 은행마다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신년 역점 사업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재근 신임 국민은행장이 취임사에서 “가계대출 성장 제한은 우량 고객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7등급 이하 저우량 고객에게는 그 한도가 열려 있다”며 “CSS를 정교화해 7·8등급 고객도 발굴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은행 간 성과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은 비금융 정보를 활용하는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상반기 중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혁신금융서비스의 일환으로 시작한 자체 음식배달 플랫폼 ‘땡겨요’를 통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 할 예정이다. 이미 배달라이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연 4% 금리의 라이더 전용 소액신용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그간 비정기적인 수입 구조 때문에 1금융권 대출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라이더들을 포용하겠다는 취지다.

신한은행 음식배달앱 '땡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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