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 뿌리고 몽둥이 구타.. 보육원은 지옥이었다" 폭로

문지연 기자 2022. 1. 1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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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성규

서울 은평구 한 보육원 교사들이 10대 원생을 무려 7년간 무자비하게 폭행해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고아권익연대는 14일 서울 은평구 모 보육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보육원 운영재단은 아동학대, 고문, 노동 착취에 대한 진상 파악으로 책임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이 보육원 출신인 박지훈(22·가명)씨는 직접 현장에 나와 피해 경험을 증언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해 9월 가해 교사 3명을 아동복지법·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사건은 현재 서울경찰청 아동청소년 범죄수사대에서 수사하고 있다.

박씨 측 고소장에 따르면 그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2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8년까지 나무 몽둥이와 대걸레 봉 등으로 폭행당하는 등 학대 행위를 당해왔다. 또 한 교사가 알몸 상태인 자신을 샤워장 구석에 내몬 뒤 수십 분간 냉·온수를 번갈아 뿌렸다고 주장했다. 가해 교사들이 다른 원생들에게 ‘처리해라’ ‘혼내주라’는 명령을 내려 폭행이 이뤄지도록 했다는 내용도 있다.

이외에도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꿇어앉는 ‘장궤 자세’로 종일 기도나 10시간 묵주 기도를 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벽을 보고 서 있게 하거나 화장실에서 전과 참고서를 들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500~1만번씩 시켰다고도 했다. 몽둥이로 전신을 반복해 구타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박씨는 “보육원 생활은 지옥과 같았다. 성장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며 “폭력을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아이들이 더 이상 없길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고 했다. 이어 “보육원과 가해 교사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제대로 사과했으면 좋겠다. 서울시도 책임을 갖고 제대로 조사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고아권익연대는 “박씨의 고소 외에도 과거 해당 보육원에서 생활했던 이들의 증언이 줄을 잇고 있다”며 “발바닥에 피가 맺혀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폭행하거나, 말을 듣지 않았다고 여중생을 속옷까지 벗긴 채 보는 앞에서 옷을 가위로 다 자르기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일주일간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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