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어떻게, 잘..'난 자리'를 메울까

안승호 선임기자 2022. 1. 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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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프로야구 각 팀..'FA 공백 대안 마련' 복잡한 묘수 풀이

[경향신문]

(왼쪽부터 시계방향) 나성범, 박병호, 박해민, 푸이그, 손아섭
나성범 보내고 손아섭 등 데려온 NC…
박병호 잃고 푸이그에 기대하는 키움…
박해민 빈자리 마땅찮은 삼성…
두산 박건우 대체 ‘1순위’ 김인태
허도환 나간 KT는 김준태 키워

2017년 자유계약선수(FA) 최형우는 삼성에서 KIA로 이적했다. 최형우의 좌익수 자리를 이어받은 삼성 김헌곤은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4에 OPS 0.719를 찍으며 나름 분전했지만 최형우의 공백을 메우기는 버거웠다. 직전 시즌 최형우는 타율 0.376에 OPS 1.115로 폭발적이었다. 2016년 3위였던 삼성의 팀타율은 2017년 8위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 양현종이 미국으로 건너가 자리를 비웠던 KIA 마운드 또한 비슷한 현상을 경험했다. KIA는 2020시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57회로 이 부문 5위를 기록했다. 그중 15회는 양현종의 몫이었다. 양현종이 없던 지난해 KIA는 퀄리티스타트가 리그 최하위인 39회로 폭락했다.

이번 겨울 FA 이적 선수는 6명이다. 팀 사정에 따라 이들의 ‘난 자리’ 크기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누군가는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존재였을 수 있다.

NC는 지난 2년간 67홈런을 때린 거포 나성범(KIA)과 결별했다. 나성범은 같은 기간 팀홈런(357홈런)의 18.8%를 책임졌다. 주변 타자들에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하면 당장의 공백 크기는 예측조차 어렵다. NC는 공수주가 고른 박건우와 손아섭으로 빈자리를 메울 작정이다. 나성범과는 스타일 차이도 큰 외야수들이라 계산이 더 어렵다.

키움도 묵직한 거포 박병호(KT)를 떠나보냈다. 박병호는 ‘홈런 군단’ 역사를 남겼던 히어로즈의 마지막 증표 같은 선수였다. 과거 두 차례나 50홈런 고지를 넘겼던 박병호는 지난해에는 20홈런에 그쳤지만, 팀홈런이 이미 91개로 급감한 터라 타선 내 존재감은 여전했다. 1루수였던 박병호의 공백은 김웅빈이나 전병우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보다는 타선에서 새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역할이 박병호 공백 메우기에는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외야수 박해민(LG)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도 작지 않은 숙제다. 지난해 정규시즌 막바지 박해민이 왼손 엄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복귀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였던 것부터 그의 빈자리가 상당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삼성은 좌익수로 자주 나섰던 김헌곤을 완전히 이동시키거나 박승규와 김성표 등 새 얼굴 키우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타격보다는 수비와 주루 공백이 더 커보이는 상황이라 대안을 마련하기 더 복잡한 측면이 있다.

두산은 3번타자·우익수로 긴 세월을 함께 한 박건우(NC)를 떠나보냈다. 두산은 이가 빠지면 ‘임플란트’ 심기에 능숙한 팀이다. 이번에는 좌타 우익수 김인태가 1순위로 박건우 공백 메우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 박건우가 OPS 0.841을 찍는 사이 외야 백업 또는 대타요원으로 뛴 김인태는 OPS 0.751을 기록했다.

롯데는 15시즌이나 함께한 손아섭(NC)과 작별했다. 그의 후임으로는 추재현과 김재유 등이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새 외국인 타자로 외야 어디에도 설 수 있는 DJ 피터스의 움직임이 손아섭의 공백 크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 롯데는 외야 변수가 가장 많은 팀이다.

백업 포수 허도환(LG)을 떠나보낸 KT는 대체 카드로 당분간 김준태를 키울 수밖에 없다. 백업포수 이름이 너무 자주 나오는 것도 좋지는 않다. 주전포수 장성우의 건강과 꾸준함이 최우선 관건이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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