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높이는 꿀팁 감각을 도구로 써라 [책과 삶]
[경향신문]
일상감각 연구소
찰스 스펜스 지음·우아영 옮김
어크로스 | 420쪽 | 1만7000원
이 책의 원제는 ‘센스해킹’(Sense-hacking)이다. 저자는 이를 “사회적·인지적·정서적 웰빙을 위해 감각의 힘과 감각 자극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시각이나 청각뿐 아니라 후각, 촉각 등까지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갖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어떤 테니스 선수들은 공을 칠 때 괴성을 지른다. 라켓을 휘두를 때 힘을 주며 무의식적으로 내는 소리라고는 하지만, 이는 공이 라켓에 맞는 소리를 감춰 상대를 혼란에 빠트릴 수도 있다. 선수들은 공을 보는 동시에 공이 라켓이나 땅에 맞는 소리로 궤적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 식물을 들이는 사람이 많은 것도 감각과 관련돼 있다. 수천년 동안 인류는 큰 식물을 잠재적 은신처로 살아왔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남성은 여성보다 더위를 많이 느낀다고 한다. 열을 내는 근육이 보통 남성에게 더 많기 때문이다. 직장 에어컨은 통상 70㎏ 몸무게의 40세 남성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온도로 설정돼 있다. 여름에 사무실에서 추위를 느껴 얇은 옷을 걸친 여성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어떤 자동차에는 ‘스포츠’ 모드가 있다. 이 모드를 선택하면 배경 조명이 흰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하고 엔진 소리가 커진다. 이 같은 효과만으로 운전자는 자동차가 더 빨리 달린다고 느낀다.
사무실에서 가장 좋은 자리, 러닝머신에서 듣기 좋은 음악 등 솔깃한 이야기들이 많다. 다만 이 책이 제시한 대부분의 아이디어들은 경험적 관찰에 기반해 있다. 더 많은 경험과 데이터가 쌓이면 정반대 해석이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자동차 성능을 높이지 않고 엔진 소리를 크게 들리게 하는 예에서 알 수 있듯, ‘센스해킹’은 사실 ‘눈속임’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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