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삼존불감·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간송미술관, 국보 2점 내놨다
[경향신문]
국가지정문화재 국보 첫 경매
“코로나 사태로 운영 부담 가중”
수장고 신축 등 새 사업도 영향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금동삼존불감(金銅三尊佛龕)’과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癸未銘金銅三尊佛立像)’이 경매에 나왔다. 국보의 경매 출품은 처음이다. 간송미술관은 앞서 보물을 경매에 낸 적이 있다. 간송미술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운영 부담 등을 해소하려 국보를 팔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해 7월엔 국보 ‘훈민정음해례본’ 한정판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간송미술관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국보 2점 매각을 진행하려 한다. 구조조정을 위한 소장품의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다시 할 수밖에 없게 되어 송구한 마음이 든다”고 알렸다. 간송미술관은 재정압박·운영부담 가중, 보화각 보존 공사, 새 미술관 건립 등을 매각 이유로 들었다.
간송미술관은 2020년 5월 보물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 등 불상 2점을 각각 15억원에 경매에 올렸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두 점을 22억원에 사들여 국유 문화재가 됐다.
여러 사업도 국보 매각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간송미술관은 문화재청·서울시와 함께 다목적 신축 수장고를 올해 초 개관 목표로 짓고 있다. 1938년 간송 전형필이 설립한 미술관 전신인 서울 성북동 소재 보화각(국가 등록문화재) 보존 공사도 올해 시작한다. 대구 간송미술관도 이달 착공한다.
간송미술관은 지난해 7월 국보인 ‘훈민정음해례본’을 100개의 NFT로 만들어 개당 1억원에 발행했다.
당시에도 경영 악화를 이유로 들었다. 국가 문화재의 상업화 문제와 함께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사립 미술관·박물관 문제도 불거졌다.
간송미술관은 미술관을 상징해온 서화와 도자, 전적(典籍)에 집중하려 불교 관련 유물들을 경매에 내놓는다고 했다. ‘금동삼존불감’은 사찰 내부 불전을 축소한 모양이다. 보통 5~20㎝ 크기다. ‘금동삼존불감’은 18㎝다. 제작 시기는 11~12세기(추정)다. ‘국보 제73호’였다.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국보 제72호’였다. 17.7cm 높이의 이 입상은 563년 만들어졌다. 작품 광배(光背) 뒷면에는 ‘계미년 11월 정일, 보화라는 이가 돌아가신 아버지 조귀인을 위해 만들다(癸未十一月丁日寶華爲亡父趙貴人造)’라는 명문이 새겨져 정확한 조성 연대를 알 수 있는 작품이다. 금동삼존불상은 6세기 초반 동아시아에서 호신불(護身佛)로 널리 퍼졌다. 15~27일 경매 프리뷰가 열린다. 무료다. 케이옥션(02-3479-8888)에서 예약해야 한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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