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밤에 듣는 뜨거운 러시아 음악
[EBS 저녁뉴스]
20대 유학 시절에 같이 연주하던 친구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 만나 피아노 삼중주 팀을 결성했습니다.
토너스 트리오의 공연에 대해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씨와 함께 돌아보겠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영어로 '톤 tone'이 음색이라는 뜻이지 않습니까?
토너스 트리오의 팀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했다고요?
이수민 / 바이올리니스트
그렇습니다. '세 사람의 색깔이 모여 새로운 음색을 만든다'라는 뜻으로 '토너스'라는 팀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토너스 트리오는 코로나19 때문에 그동안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주로 해오다가 오랜만에 관객들의 기운을 받으면서 무대에 섰습니다.
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는 삭막한 현실 속에서 그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히는 것이 음악가들의 역할이라고 말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토너스 트리오가 이번 공연에서 러시아를 대표하는 세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했다면서요?
이수민 / 바이올리니스트
네. 글린카, 차이콥스키, 쇼스타코비치의 삼중주 곡들을 연주했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러시아다운 음악'을 작곡했다는 것입니다.
민속 음악 멜로디와 리듬의 차용, 러시아 대지를 닮은 웅장함, 화려한 테크닉과 서정성의 조화 등이 러시아 음악만의 특징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공연의 부제를 '한겨울 밤에 듣는 러시아 음악'이라고 붙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인상 깊었던 곡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이수민 / 바이올리니스트
첫 번째로는 러시아 고전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글린카의 곡입니다.
'비창 삼중주'라고 불리는 이 곡은 원래 피아노, 클라리넷, 바순을 위한 곡이지만 현재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로 더 많이 연주됩니다.
이별과 건강 악화로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작곡되었기 때문에 체념과 슬픔이 가득 묻어나는 3악장을 실황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두 번째는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삼중주입니다.
그의 스승이자 친구였던 니콜라스 루빈스타인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차이콥스키는 이 곡을 완성한 후 '위대한 음악가를 기리며'라는 부제를 붙여 그에게 헌정합니다.
생전 루빈스타인의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반영하는 듯 곡 전체에 걸쳐 피아니스트는 아주 어려운 테크닉을 소화해야 합니다. 실황 영상을 통해 보시겠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역시 한겨울 밤에 듣는 러시아 음악이라는 부제에 어울릴 정도로 정말 화려하면서도 그 안에 섬세함과 서정적인 느낌이 함께 잘 어우려져 있는 러시아 음악의 매력 속에 빠졌습니다.
오늘도 설명 잘 들었고요, 멋진 공연 소식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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