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 기관 사이트, 사이버 공격으로 다운

[경향신문]

우크라이나 교육부와 외무부 등 정부 주요 기관 웹사이트가 사이버 공격을 받고 다운됐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교육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교육부 웹사이트가 전날 밤 일어난 사이버 공격으로 다운됐다고 밝혔다. 외무부와 국방위원회 등을 비롯한 다른 정부 기관 웹사이트들도 다운됐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피해 대상은 우크라이나 내각과 7개 부처, 국가 응급서비스 사이트 등이다. 전자여권과 백신 접종 증명서 등이 저장된 사이트도 피해를 입었다.

외무부 웹사이트에는 일정 시간 동안 “두려워하라. 그리고 최악에 대비하라”는 메시지가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 폴란드어로 표시됐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인들이여, 당신들의 모든 개인 데이터가 퍼블릭 네트워크에 업로드됐다. 컴퓨터의 모든 데이터가 파괴됐으며 복구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3개 언어로 표시됐다고 보도했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대규모 사이버 공격으로 외무부를 비롯한 여러 정부 기관 웹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다운됐다”면서 “전문가들이 이미 IT 시스템 복구 작업을 시작했고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성급하다”면서도 “과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오랜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사이버 공격에 따른 개인 정보 유출은 없었다면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성명을 내고 “웹사이트 콘텐츠 중 내용이 변경된 것은 없으며 예비 조사에 따르면 개인 데이터가 유출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모든 리소스를”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이번 사이버 공격과 관련한 긴급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날 사이버 공격은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명의 병력을 배치해 이 지역의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이뤄졌다. 서방과 러시아는 지난 10일과 12일, 13일 세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에 임했으나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에 실패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