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신한·KB·하나 '오픈페이' 한다는데, 삼성·현대는 "검토중"..왜?

오정인 기자 2022. 1. 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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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올 상반기 카드업계가 오픈페이 서비스를 출시합니다. 

하나의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에 여러 카드사의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온·오프라인에서 결제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입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카드사마다 입장은 조금씩 다릅니다.

업계 안팎에선 일부 카드사로 고객이 몰리는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카드업계 '오픈페이' 상반기 중 출시
신한·KB·롯데·하나·BC "참여할 것"

오늘(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가 주도하는 오픈페이 서비스(오픈페이)에 신한·KB국민·롯데·하나·BC카드 등 5곳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BC·농협카드 등 8개사로 구성된 모바일실무협의체는 여신협회와 함께 카드사간 상호 호환 등록을 위한 연동규격 및 표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이후 각 사가 사업성을 검토한 뒤 참여 의사를 전한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나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플랫폼과 달리 카드사 앱은 고객들이 느끼기에 상대적으로 불편하다는 반응이 지속됐다"며 "카드사들이 공동으로 만든 표준안을 통해 지금보다 더 편리한 결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나의 앱에서 여러 카드로 결제
"빅테크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

오픈페이는 은행의 오픈뱅킹 서비스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각 카드사 앱에서 해당 카드사의 카드만 등록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해왔는데, 앞으로는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한 곳에 등록해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카드업계가 오픈페이에 나선 것은 간편결제 시장에 진입한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나오기 전에는 각 카드사들이 카드 등록·연동을 허용할지 말지를 두고 말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빅테크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갑을관계로 보면 (카드사가) 완전 을의 위치"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시장 상황에 개별 카드사가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공동으로 나서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현대·우리·농협 "검토중"…이유는?
필요성·사업성 낮거나 고객이탈 가능성

하지만 카드사들이 오픈페이를 '무조건' 반기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신한·KB국민·롯데·하나·BC카드 등 5곳은 오픈페이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삼성·현대·우리·농협카드는 아직 "검토중" 입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오히려 자사 앱을 통해 앱카드 형식으로 결제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가 크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며 "오픈페이 참여·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적은 카드사라면 아예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오픈페이가 출시되면 대형 카드사나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위주로 고객들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A카드사 고객이 기존에는 A카드 앱을 이용했는데 B카드 앱에 A카드를 등록해 이용하면 오히려 기존 유입고객을 잃게 되는 것"이라며 "고객 유인을 위해 다양한 혜택이나 서비스가 필요한데 이것도 모두 다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신한과 KB국민, 하나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사의 경우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오픈페이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같은 지주 계열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도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5개사만 참여하는 '반쪽짜리' 우려도
전문가 "범용성 관건…일부만 참여하면 효과↓"

새 서비스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결과적으론 절반만 참여하는 '반쪽짜리'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섭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마다 중점을 두는 사업이나 서비스 영역이 다르다보니 의견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효과가 얼마나 될지, 이로 인한 수익 등을 고려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획기적이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기 어렵다면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이 이득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참여를 결정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언제 하겠다, 어떻게 하겠다 이야기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금융지주 계열사나 대형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도 신한·KB 등 일부 카드사가 주도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카드는 삼성페이가 있고, 현대카드는 워낙 PLCC에 주력하는 만큼 관심 오픈페이 참여 자체가 관심 밖의 일일 수 있다"며 "카드사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해야 그만큼 범용성도 커지는데 최종적으로는 4~5개사정도만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 상반기 중 일부 카드사가 '선발 주자'로 참여한 뒤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참여율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서 교수는 "가급적이면 최대한 많은 카드사들이 참여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카드사는 빅테크보다 보안성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나선다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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