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 (1/14) : '김건희 녹취록' MBC서 몸싸움, 법원선 법리싸움

김민표 기자 2022. 1. 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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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아내 김건희 씨 통화녹음 파일에 대해 일부를 빼고는 방송해도 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네요. 법원이 김 씨 측에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결정을 내렸는데요, 7시간 넘는 분량의 파일 일부만 방송하지 못하도록 했어요. 이 결정이 나온 오늘(14일) 국민의힘은 김건희 씨 통화녹음 공개를 막으려고 두 곳에서 방어전을 치렀는데요, MBC와 서울 서부지법이죠. 녹음 내용 보도를 예고한 MBC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러 갔다가 몸싸움이 벌어졌고요,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이 열린 서부지법에서는 법률 대리인들의 법리 싸움이 벌어졌지요. 가처분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졌지만 공방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듯한데요, 또 하나의 '김건희 리스크'가 될까요?
 

법원, "수사 관련 내용 방송금지"

법원이 가처분 신청 사건의 일부를 인용, 그러니까 받아들였는데요. "김건희 씨와 관련하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김 씨의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바, 향후 김 씨가 위 사건에 관하여 수사 내지 조사를 받을 경우 형사절차상 보장받을 수 있는 진술거부권 등이 침해될 우려가 커 보이는 점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어요. 수사 관련 내용은 방송하지 말라는 건데요, 나머지는 방송이 가능하겠네요. 
 

# 오전, MBC 사옥

MBC 상암동 사옥이 오전 한때 아수라장으로 변했지요.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박성중·추경호·이채익 의원 등이 나타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는데요, 촛불시민연대와 개혁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시위대가 야당 의원들의 진입을 막으면서 충돌이 발생한 거죠. 폴리스라인이 무너져 몸싸움이 벌어졌고, 고성과 욕설도 난무했지요. 의원들이 몸싸움 끝에 출입문에 들어서긴 했지만 MBC 노조와 대치했죠. 노조원들은 '부당한 방송장악입니다', '돌아가십시오'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의원들의 항의방문에 피켓으로 항의했네요. 노조는 성명도 냈는데요, 성명 일부를 보시지요.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무엇이 두려워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는가. 대통령 후보 배우자에 대한 검증은 대통령 후보에 대한 검증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대한민국 영부인은 막대한 국가 예산이 배정돼 있는 자리일 뿐 아니라 외교 무대에서는 국가적 상징이며 배우자 검증은 정권의 도덕성과 청렴성과도 직결돼 있다. 비록 그 검증 수단이 후보 배우자가 사적으로 통화한 녹취 파일이라 하더라도, 발언 내용 가운데 공적 영역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입수한 언론에겐 보도할 ‘의무’가 있고 국민에겐 알 ‘권리’가 있다.
 
충돌과 대치 끝에 김기현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 3명이 박성제 MBC 사장을 면담했는데요, 윤석열 후보 아내 김건희 씨의 통화가 불법으로 녹음됐고, 이를 공개하는 것은 '편파 방송'이라고 항의했다고 해요.
 

# 같은 시간, 서울 서부지법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를 항의방문하는 시간에 서울 서부지법에서는 김건희 씨 측에서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시청의 심문이 열렸지요. 김 씨 측 변호사와 MBC 측 변호사가 법원에 출석해 서로의 주장을 판사에게 전달했어요. 심문 말미에 판사는 통화 녹음 가운데 사생활 관련된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 오늘(14일) 오후 4시까지 추가 서면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고요, 오늘 결정이 나온 거죠. 양 측이 심문에서 한 주장과, 심문 전후 기자들에게 한 얘기를 정리해 볼게요. 
 

"보도 안 된다" VS "후보 배우자 검증 필요"

먼저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김건희 씨 측 변호사의 주장부터 볼까요? 기존의 국민의힘 주장과 비슷하지만 녹음한 유튜브 채널 기자가 녹음 전후에 여권 성향의 열린공감 TV 관계자와 협의했다는 내용을 추가로 주장하고 있네요.   
 
(김건희 씨 측 변호사)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촬영 담당 이모 씨는 지난해 김씨와 공식 취재가 아닌 사적으로 통화한 내용을 불법적으로 공개하려 하고 있다. 이를 MBC가 받아서 방송하면 MBC도 불법에 가담하는 것이다.
열린공감TV 공지를 보면 이 사건에서 가해자는 열린 공감 TV 등 이런 사람들과 피해자에게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떤 답변을 꺼낼 수 있을지 협의하고 녹음하고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언제 정치적으로 터트려야 유리한지도 협의하면서 녹음했다. 이는 불법적인 목적을 가지고 녹음을 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사건에 대한 선관위의 판단에서 볼 수 있듯이 편집 왜곡해 공개하면 불법이다. 이 사건은 불법성이 더 크다. 그건 피해자가 녹음했는데 이건 가해자가 녹음한 것이기 때문이다.

MBC 측 변호사는 검증 보도의 공익성을 주로 강조했네요. 변호사와 함께 법원에 나온 MBC 데스크급 기자는 "균형을 잡고 공정하게 보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고요.  
 
(MBC 측 변호사) 김건희 씨는 유력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로 검증의 필요성이 충분하다.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 중 하나다. 김 씨 견해나 영향력은 우리 사회에서 공적 관심사다. 이 사건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도 그 부분이 주안점이다.
전화녹음에 대해 검증 많이 했다. 수정 왜곡되지 않았는지 모든 파일에 대해 하나하나씩 일일이 확인했다. 이상 없는 것 확인했다.
반론 듣기 위해 2주일 동안 수차례 시도했다. 여러 가지 반론을 펴고 있는데, 시간이 허락한다면 반론을 방송에 최대한 반영하려 한다. (중략) 오늘 나온 반론하고 이후 건제주는 내용까지 최대한 반영해서 방송할 것이다.
(MBC 기자) 어떤 보도가 전혀 문제가 없겠는가? 그래도 나름대로 균형을 잡고 공정하게 보도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다. (보도에 문제가 없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53차례 통화, 7시간 45분 분량이다"

김건희 씨와 통화를 녹음한 기자는 유튜브 기반으로 하는 매체 소속인데요, 이 매체의 대표가 CBS 라디오에서 녹음 경위와 MBC에 전달한 이유 등을 설명했군요. 김건희 씨 측에서 기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대해 기자가 맞다고 했고요. 통화 횟수는 알려진 20차례보다 훨씬 많은 53차례, 녹음 분량도 7시간 45분이라고 밝혔어요. MBC에 건넨 이유는 MBC가 예뻐서가 아니라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말했군요. 인터뷰 내용 소개할게요.
 
"► 진행자: 먼저 <서울의 소리> 기자가 김건희 씨와 지난해 6개월 동안 20번 정도 통화한 내용, 7시간 분량이 녹취된 게 맞습니까?
► 서울의 소리 대표: 20번이 아니고요. 53번입니다. 7시간 45분이고요.
► 진행자: 그러면 김건희 씨와 <서울의 소리> 기자의 첫 통화는 어떻게 이루어지게 된 겁니까?
► 서울의 소리 대표: 처음에 '서울의 소리 기자입니다' 이렇게 하고 통화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통화가 수십 차례 이루어진 건 저도 어떤 기술적인 그런 통화 방법이 있었는지 참 대단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중략)
► 진행자 왜 MBC에 주셨습니까?
► 서울의 소리 대표: MBC를 우리가 예뻐서 준 게 아니고 MBC한테 뭘 얻기 위해서 준 것도 아니고, 서울의 소리 입장은 어떤 공익적인 취재들은 우리가 보도하는 것보다 널리 알릴 수 있는 어떤 매체한테 주는 게 좋다. 우리는 그걸 지향하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으로 판 커졌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그 행위(방송금지 가처분 신청)를 함으로써 오히려 국민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오히려 판을 키워버렸다"고 얘기했네요. 근데 야권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군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말인데요, 홍 의원은 "그냥 해프닝으로 무시하고 흘려 버렸어야 했을 돌발 사건을 가처분 신청해 국민적 관심사로 만들었다. 이를 막으려고 해본들 권위주의 시대도 아닌 지금, 언로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반문했죠. 통화 녹음 내용이 이미 국민적 관심사가 돼 버렸다는 거죠. 
오늘(14일)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일부만 받아들여지면서 공방이 확산할 공산이 커졌네요. 녹음 내용을 입수해 보도하려는 곳이 MBC말고도 더 있고요. 앞서 국민의힘이 여권 성향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 등에 대해서도 법원에 녹음파일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요, 다른 채널을 통해 통화 녹음이 퍼질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거지요.   
 

오늘의 한 컷

사진=소방청 제공, 연합뉴스
붕괴 사고 난 광주 신축 아파트 내부 모습이에요. 구조대원들이 구조견과 함께 건물 안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현장 내부 모습을 보니 더욱 참혹하네요. 이 사진은 소방청이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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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기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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