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 몸값 협상의 비결은 [KS우승 비법④]

박선양 2022. 1. 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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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FA 대박 계약을 터트린 선수들. 양현종-나성범(윗줄) 박해민-김현수(가운데줄) 박건우-손아섭(아랫줄) / KIA, LG, NC 제공

지금까지 이런 프로야구 스토리는 없었다. 프로야구단 운영의 한축을 맡아 3년 프로젝트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마침내 목표를 이룬 야구단 임원이 직접 밝힌 비법이다. 한국프로야구 40년사에 야구단 경영진이 팬들의 야구단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기 위해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에세이로 펼쳐낸 것은 처음이다. 프로야구단의 고위 임원으로 지내면서 팀을 어떻게 강팀으로 만드는지 그 과정 과정 하나씩을 세밀하게 풀어내 팬들에게 알려주는 첫 작품인 것이다. 물론 유진은 필명이고 등장인물은 가명으로 썼다.[편집자주]

-그라운드의 영웅 찾기, FA 계약은 어떻게 진행되나(하편)

-전편 요약:-유격수 포지션의 FA 영입을 위해 시장에 나온 두 선수의 장단점을 놓고 프런트 팀장간의 논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협의를 통해 팀에 알맞는 선수를 선정하는 과정이다.

-팀에 맞는 선수 찾기에 이은 몸값협상이 중요하다

팀에 필요한 포지션과 해당 포지션에서 원하는 역량을 갖춘 후보 선수를 고르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다음에는 제일 중요한 FA 계약 금액에 대한 협상이 남는다. 오선수와 박선수가 FA 시장에 나왔을 당시만 해도, 4년동안 1WAR당**(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5억원 전후의 금액으로 계약이 맺어졌다.

하지만 이 금액도 특정 선수를 원하는 구단이 많아질수록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KBO리그에서는 대체할 수 있는 비슷한 실력의 FA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구단간 경쟁 정도에 따라 계약금액이 크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 지표값은 승수를 의미하며, 특정 선수가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 지를 평가하는 종합적인 통계값임.)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선수 가치 평가지표인 WAR을 기준으로 보면, FA직전 3시즌 동안의 누적 WAR이 박선수가 8.7대로 오선수보다 높았다. 박선수의 FA 금액이 오선수보다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었다. 
당시 오선수는 소속 구단에 남기를 원한 반면, 박선수는 수도권 구단인 K구단과의 계약을 선호하였다. 가족이 주 생활터전이었던 수도권을 벗어나기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구단은 시장에서 평가되는 적정한 금액으로 박선수와 FA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

박선수는 K구단에서 FA 1년차에 부상으로 타율이 떨어졌지만, 20개에 가까운 홈런을 치면서 많은 타점을 올렸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큰 역할을 해주었다. 

이 사례에서도 나왔지만, 실제 FA 계약을 진행할 때는 여러가지 기준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진행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포지션의 선수가 필요한 지 여부이다. 팀 내부에서 육성할 수도 있지만, 특정 포지션의 내부 자원이 빈약하거나 상위권 입성을 노리고자 하는 경우에는 FA 계약이 좋은 해결 방법이 된다. 

그리고 선수가 가지고 있는 능력치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 더 나아가 개인적 성향을 감안해서 팀웤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다. 선수의 능력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최근 3년 또는 5년간의 성적을 분석하고, 선수의 나이에 따른 aging curve를 가정한 미래의 성적까지 예상해본다. KBO뿐 아니라 미국 리그에서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 만들어낸 성적을 감안해서, 미래를 예측해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해당 선수에 대한 시장에서의 경쟁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영입경쟁 정도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계약 금액을 추정해본다. 경쟁이 지나치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대체 가능한 다른 선수와의 계약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FA 계약의 실패사례가 성공사례 못지 않게 많다. 그래서 FA 선수는 계약을 한 뒤의 선수생활이 중요하다. FA 계약은 선수의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되고, 야구선수로서 자신의 인생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첫번째 FA계약을 하고 4년뒤 두번째 FA계약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첫번째 FA기간의 성적이 야구선수로서 활약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가 될 수 있는 두번째 FA의 계약 조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구단과 FA 선수간의 관계 형성도 중요하다. 구단은 FA 선수가 경기나 팀워크 측면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단내에서 FA 선수에 대한 대우도 고민해봐야 한다. 중고참으로서 FA 선수가 선수단에 편안하게 녹아들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2시즌 후 FA 시장을 뜨겁게 달굴 예비 FA들. 위쪽부터 구자욱, 임찬규, 한현희. /OSEN DB

(※ 이 이야기는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고, 이 FA 협상을 담당했던 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구성한 것이다.) 

------다음주 화요일(18일)에는 외국인 선수 뽑기편이 이어집니다.

/글. 유진 

*이전 기사 목록

=팀을 제대로 이끌 감독 선임이 최우선이다 [KS우승 비법①] (http://osen.mt.co.kr/article/G1111732106)

=감독 선임의 3가지 덕목이란 [KS 우승 비법②] (http://osen.mt.co.kr/article/G1111734361)

=FA 계약, 그라운드의 영웅 찾기이다 [KS우승 비법③] (https://osen.mt.co.kr/article/G1111737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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