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없는 HDC현산, 발견해도 못하는 구조..애끓는 실종자 가족들

오진영 기자, 광주광역시=홍재영 기자 2022. 1. 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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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일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건축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 = 소방청 제공


"사고 원인도 모르겠고 세금 지원도 부담스럽습니다. 그저 구조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6명이 실종된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 지하1층 계단에서 실종된 작업자 1명이 발견됐으나 5명은 여전히 생사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발견된 1명도 잔해물의 양이 많고 철근 절단 작업도 병행해야해 구조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쓰러질 위험이 있는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도 변수다.

14일 광주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실종된 작업자가 발견된 시간은 전날 오전 11시 14분. 최초 발견 이후 30시간(오후 5시 30분 기준) 넘게 지났지만 소방당국은 구조에 애를 먹고 있다.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발견 장소에 붕괴된 잔해물이 너무 많아 인력으로는 구조가 불가능하다"라며 "잔해물을 들어내도 치우는 작업이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현장 위험도가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안전 로프를 설치하고 실종자 탐색용 내시경을 투입하는 등 신중히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214명의 인력과 장비 43대, 인명구조견 8마리가 투입된 상태다. 문 서장은 "지상 1층 건물 앞에 있는 적재물 제거 작업 등을 시행해 지하 1층에 있는 실종자 구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워낙 현장 잔해물이 많아 실종자의 생사 여부는 물론 신원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문 서장은 실종자 가족들의 "지하 1층에서 발견된 실종자의 사진이라도 달라"는 요구에 "인적사항을 비교하려고 해도 완전히 발견된 상태가 아니어서 사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14일 오전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 대표 안모씨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홍재영 기자


영하 4도의 한파와 많은 눈 속에서 구조작업이 길어지다 보니 가족들의 육체적·정신적 피로는 한계에 달한 상태다. 실종자의 부모가 고령이어서 실종 나흘째인 오늘까지도 소식을 전하지 못한 가족들도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나이 드신 부모님들이 아들의 행방을 묻자 손주가 "아빠가 바쁘다"고 둘러대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도 중요하지만 구조대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의 임시 대표직을 맡고 있는 안모씨는 이날 "가족분들 회의에서 관공서나 소방에 요구하는 것을 자제하자고 (결론을 냈다)"라며 "우리를 상대하다 에너지를 낭비하면 구조에도 악영향이 갈 것"이라고 했다. 안씨는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추가 피해자가 생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는 전날에도 비슷한 입장을 내고 "추가적인 인명 희생은 막아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공사현장의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사과한마디 없다"며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씨는 "1층에 구조대 안전을 위한 가림막을 설치하는데 100명도 부족할 일을 (현대가) 10명만 투입한다고 해 답답하다"라며 "나흘째인 오늘까지 사과도 없고, 현대 사장이 (현장에서) 떠나려다 제게 붙잡혀 억지로 사과한 것이 전부"라고 토로했다.
실제 구조에는 최대 한 달까지 걸릴 우려도…"붕괴 가능성 있는 부분 모두 제거해야"
14일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건축현장 모습. /사진 = 홍재영 기자

구조당국은 발견된 실종자 1명의 구조를 최우선으로 하는 한편 남은 실종자 5명 수색에도 집중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 12일 구조견이 미세 반응을 보였던 22·25·26·28층에 이날 구조견 8마리를 투입했다. 또 군산에서 투입한 1200톤급 대형 크레인을 현장에 반입해 추가 붕괴 위험이 있는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 철거 작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장의 붕괴 위험이 높고 잔해물과 철근 제거 작업 등이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구조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최명기 한국기술사회 중앙사고 조사단장은 "구조대 안전을 위해 (구조작업이)최소 1주일에서 최대 한 달까지 걸릴 수 있다"며 "붕괴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모두 제거해야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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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광주광역시=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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