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전형필이 아끼던 '국보 불상' 경매 나왔다

노형석 2022. 1. 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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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숱한 문화유산들을 거액을 들여 사 모으며 국외 반출을 막았던 대수장가 간송 전형필(1906~1962). 그가 생전 아꼈던 애장품으로 꼽혀온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을 후손이 상업 경매에 팔려고 내놓았다.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2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서 시작하는 새해 첫 정기 경매에 간송컬렉션의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과 고려시대 금동삼존불감(국보)이 출품된다고 14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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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 추정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 고려시대 금동삼존불감 등 2점
고구려 장인의 작품으로 추정해온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한반도 불교미술의 시원기를 대표하는 최고 명품으로 꼽힌다.

일제강점기 숱한 문화유산들을 거액을 들여 사 모으며 국외 반출을 막았던 대수장가 간송 전형필(1906~1962). 그가 생전 아꼈던 애장품으로 꼽혀온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을 후손이 상업 경매에 팔려고 내놓았다. 이 불상은 한반도 불교미술 여명기를 대표하는 명품으로, 1962년 국보로 지정된 바 있다.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2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서 시작하는 새해 첫 정기 경매에 간송컬렉션의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과 고려시대 금동삼존불감(국보)이 출품된다고 14일 발표했다. 간송컬렉션을 관리해온 간송미술문화재단도 이날 입장문을 내어 “구조조정을 위해 두 소장품을 매각하기로 했다. 간송의 미래를 위해 어렵게 내린 결정이니 혜량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보로 지정돼 있는 고려시대의 금동삼존불감.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불교미술컬렉션을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6세기께 유행한 호신불 성격의 불상이다. 높이 17.7㎝로, 경매사 쪽은 추정가를 32억~45억원으로 잡고 있다. 교과서에서 삼국시대 고대 불상의 원류로 소개되는 일광삼존불(큰 광배를 배경으로 부처를 가운데 두고 양옆에 보살상을 새기거나 붙인 형식)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꼽힌다. 광배 뒷면 새김 명문을 보면 ‘계미년(563)에 보화가 돌아가신 아버지 조씨를 위해 만들었다’는 내용이 있어 6세기 초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으나 불상의 형식을 놓고 고구려 제작설과 백제 제작설이 엇갈린다. 11~12세기 만든 것으로 추정해온 ‘금동삼존불감'(높이 18cm)은 사찰 불전을 축소해 그 내부에 불상을 모신 용기로 당대 목조건축 양식을 일러주는 희귀유물이다. 추정가는 28억~40억원대로 알려졌다.

간송미술관의 국보 소장품이 경매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간송 재단은 앞서 2020년 5월 소장품인 보물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금동보살입상'을 처음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했으나 유찰됐으며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그해 6월 30억원 미만의 금액에 인수한 바 있다. 개인이나 사설기관이 소장한 국보, 보물 등의 국가지정문화재는 국외 반출 건을 제외하고 문화재 당국에 신고하면 매매에는 제약이 없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도판 간송미술관·케이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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