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 1.5%로 올려도 긴축 아니다"..추가 인상 예고
물가 상승률 3%대로 치솟자
한은, 금리인상 속도 높여
가계이자부담 9조원 늘어
美연준 테이퍼링에도 대비
李 "통화정책, 경기흐름 고려
취약층 지원 재정이 맡아야"
◆ 기준금리 0.25%P 인상 ◆
한은은 작년 12월 올해 물가상승률을 물가 안정목표 수준인 2%대로 전망했지만, 이날은 2%대 중반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식적으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수정하진 않았지만 최근 국제유가,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으로 사실상 상향 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심지어 상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3%대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4분기 물가상승률이 크게 상승한 기저효과 등에 따라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상승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석유류 제외 공업제품 및 개인서비스 가격의 상승폭 확대 등으로 작년 10월 3%를 넘어선 이후 3%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대 초반 수준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후반 수준이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2% 이상 오른 품목을 조사하니 개수가 최근 들어 상당히 늘었다"며 "특히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을 나타내는 근원품목에서 물가가 2% 이상 상승한 품목의 개수가 연초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경제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과 물가의 현 상황, 전망 등을 고려하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기준금리를 1.5%로 올려도 긴축으로 볼 수는 없다"고 언급할 만큼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대선을 불과 2주 앞두고 열리는 2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불씨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문제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급속하게 올릴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이 가중돼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최근 5개월간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이 약 9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는 289만6000원에서 338만원으로 48만4000원 증가했다. 게다가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 다중채무자나 2030세대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출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작년 12월 공개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기 시작하는 임계치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 45.9%로 분석했다. 지난해 3월 말 평균 DSR(36.1%)보다 높아 아직 가계의 전반적 채무상환 부담이 소비를 줄일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DSR가 만약 8%포인트 뛸 경우 저소득층, 청년층 대출자 가운데 27.7%, 19.7%는 소비 임계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경기 흐름, 인플레 상황 변화,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해 운영한다"면서 "균등하지 못한 회복세에서 취약 계층의 지원은 재정이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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