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옥'된 정부 공급망 조직 [세종 인사이드]

송광섭 2022. 1. 14. 17: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재부 공급망TF, 1분기 출범
외교부·산업부 업무중복 논란

기획재정부가 공급망 관리·대응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요소수 사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기재부는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하고 있는 '경제안보 핵심품목 태스크포스(TF)'를 지원할 '경제안보공급망기획단'(가칭)을 설립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관련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 그동안 임시 조직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정식 부서를 만들어 맡기겠다는 취지다. 기획단은 관련 부처에서 인력을 파견받아 운영할 계획으로 이르면 올해 1분기 내 출범할 전망이다.

기획단 출범은 지난 4일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지시한 이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공급망 안정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이 문제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고 상시적으로 잠재된 구조적 위험 요인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정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점검 체계를 강화해 달라"며 "정부의 TF를 뒷받침할 전담 조직과 제도적 기반을 신속히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진 만큼 정부 부처 내에서도 이러한 대통령 발언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등 관련 부처에 전담 부서가 이미 갖춰진 상태에서 새로운 부서를 또 만드는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첨단·핵심 소재는 한정돼 있다. 중국 의존도가 큰 리튬, 실리콘, 마그네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품목 관리는 대부분 산업부가 맡고 있다. 외교적 문제는 외교부에서 담당한다. 즉 기재부의 권한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이번 조직 신설에 대해 불필요한 자리를 만드는 '옥상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는 지난해 2월부터 산업안보 TF를 구성해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산업안보 TF는 이달 초 관련 업계와 협회·단체, 공공기관 등을 포함한 현장 중심 회의체로 확대 개편되기도 했다. 외교부도 경제안보 TF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올해 2~3월 가동을 목표로 TF 산하에 경제안보외교센터 신설을 준비 중이다. 조만간 전문인력 공모 절차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송광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