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1월 소집' S존 정상화를 위한 심판들의 각오, "일관성 보다는 정확성!" [오!쎈 고척]
[OSEN=고척, 길준영 기자] KBO리그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를 위해 1월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KBO리그 심판진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시즌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대비해 훈련을 진행했다. 시범경기, 더 나아가 정규 시즌에 개정된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하기 전에 심판들이 미리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에 익숙해지기 위한 훈련이다.
심판들은 일반적으로 2월초부터 시즌 준비를 시작한다.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 일정에 맞춰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시즌 중에 휴가를 가기 힘든 심판들은 비시즌 기간 휴가를 간다. 지금도 심판들은 휴식을 취하는 기간이지만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대비해 휴가를 포기하고 모두 훈련에 참가했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심판들이 1월에 모여 훈련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한 허운 심판위원장은 “올해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두고 걱정이 많다. 공을 많이 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훈련을 하기로 결정했는데 다행히 모두 공감대를 가지고 훈련에 나와줬다. 사무국에서도 고척돔을 섭외해준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다음주에는 두산과 LG의 도움으로 이천에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은 그동안 상단 부분이 너무 타이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 존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좁다는 의견이 있었고 특히 국제대회에서 이러한 차이를 여실히 느꼈다.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은 현장과 팬들 모두에게 스트라이크 존 확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KBO 정지택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경기 외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야구의 본질인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2022 시즌부터는 스트라이크 존을 유연하게 적용해 타자 신장에 따른 선수 개인별 존을 철저하게 적용할 예정입니다.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며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공언했다.
허운 위원장은 “스트라이크 존 확대라기 보다는 기존에 좁았던 스트라이크 존을 정상화 하는 것으로 보면 좋겠다”라며 “사실 선수는 물론 심판들에게도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제 훈련 4일차인데 몇몇 심판들은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내 생각보다는 훨씬 순조롭게 훈련이 진행중”라고 설명했다.
“이전에도 심판들은 스트라이크 존이 좁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고 말한 허운 위원장은 “하지만 너무 일관성을 중요시하다보니 한 번 콜을 놓치면 다음부터는 알면서도 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왔다. 그러다보니 스트라이크 존이 점점 타이트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올해는 고과 기준을 일관성에서 정확도로 바꿔 심판들이 실수를 해도 인정하고 다음부터 정확하게 판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라며 심판들의 정확한 판정을 기대했다.
프로선수들에게 스트라이크 존이 공 하나 정도로 달라지는 것은 엄청난 변화다. 과거에도 스트라이크 존을 바꾸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지만 시즌을 하다보면 도로 과거의 스트라이크 존으로 돌아가버리곤 했다. 올 시즌에도 처음에는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허운 위원장은 “심판들도 힘들지만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차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프링캠프 기간부터 구단과 선수들에게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을 자세하게 설명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초반에는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걱정도 많이 되지만 한국야구의 미래와 경쟁력을 위해서 이번에는 끝까지 해보려고 한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스트라이크 판정은 야구팬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다. 심판들도 과감한 변화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허운 위원장은 “우리 뿐만 아니라 선수, 현장, 언론, 팬들이 모두 도와줘야 바뀔 수 있다. 한국야구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도와주길 바란다”라며 스트라이크 존 개편을 위해 힘을 실어주기를 당부했다. /fpdlsl72556@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