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서포트 "화상회의 솔루션 한계, '메타버스'가 해답"
(지디넷코리아=김윤희 기자)"화상회의 솔루션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고, 기업 필수 도구로 자리잡을 것이다. 유연한 근무 환경과 주4일 근무제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필요성이 높게 인식되고 있다. 문제는 사용 방식이다. 분할된 캠 화면이 나열돼 있는 현재의 소통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화두다."
화상회의 솔루션 전문 기업인 알서포트가 메타버스 기반 솔루션을 개발하는 이유에 대해 서형수 대표는 이같은 답안을 내놨다.
알서포트가 메타버스에 주목한 것이 특이하진 않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화상회의 솔루션 개발사들이 지난해 메타버스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임직원 간 협업이나 기업 행사, 비즈니스 미팅에 가상 공간을 활용한 기대 효과를 홍보하는 상황이다.
메타버스가 반짝 했다 사라지는 트렌드 중 하나인지, 인터넷의 진화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화상회의 솔루션의 경우 메타버스와 접목돼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을까. 서형수 대표는 이를 긍정했다. 사용자들이 큰 아쉬움을 표하지만, 현 솔루션에선 제공할 수 없는 기능을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서형수 대표는 "우편 다음에 문자, 그 다음으로 실시간 반응형 메신저가 혁신적인 소통 수단으로 등장한 지 이십여 년이 흘렀다"며 "다음에 등장할 소통 수단은 상대의 실시간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서, 가상 공간을 활용해 안정감도 제공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로의 진화가 필수 불가결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가 급속히 전 산업 분야에서 확산되면서 화상회의 솔루션도 함께 대중화됐다. 2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서, 원격근무 보조 수단으로서의 화상회의 솔루션에 대한 한계점도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업 내 관리자 입장에서 아쉬운 목소리가 많다는 게 회사 분석이다. 화상회의 솔루션은 보통 직원들이 상시 사용하지 않는다. 사전에 계획된 회의나 행사 진행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근무 시간 중 직원 현황을 실시간으로 살필 수 없어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화상회의 솔루션을 상시 활성화하도록 요구할 수도 없다. 사무실에 CCTV를 직원 자리마다 설치하는 것과 다름없어진다. 직원 입장에선 프라이버시를 과도하게 침해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메타버스를 접목한 화상회의 솔루션은 현재 원격근무 체제에서 관리자가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동시에, 직원들에게 개인적인 공간을 가상으로 할당해 이런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타버스에서 제일 중요한 몇 가지 특성을 활용해 현재 원격근무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이 목표다. 사용자마다 공간을 갖는, 또 소통 과정에서 상대가 보이는 메신저로서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원격근무를 하면 관리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안 보인다'는 것이다. 사무실이라면, 자리에서 일어서기만 해도 직원들의 근무 상태가 다 보인다. 원격근무는 그렇지가 않다. 출근은 한건지,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지,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알 수 없어 답답해한다. 메타버스는 이런 아쉬움을 해소해줄 수 있다. 실제 얼굴이 보이지 않더라도 현재 직원 상태가 보고 싶다는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다.
개인별 가상 공간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해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사무실과 달리 가상 세계에선 모두가 개인 공간을 가질 수 있다. '보인다'는 측면과 마찬가지로 감성적인 요소다."
현재 개발 중인 메타버스 회의 솔루션을 내부에서 시범적으로 사용해보는 과정에서도 개인 가상 공간에 대한 직원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알서포트는 메타버스 회의 솔루션에 대해 기업용 그룹웨어들을 연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직원 간 원격 소통의 편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다. 상호 실시간 소통 상황에서 약 100명까지도 수용 가능하도록 제품을 개발하고, 1천명까지도 수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차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사무실 용품점, 근방 음식점 등과 연동해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필요한 구매 활동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해나가겠다는 구상도 언급했다.
회사는 메타버스 솔루션을 올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경쟁 업체 중 이미 메타버스 솔루션을 베타 서비스 중인 곳도 있어 상대적으로는 늦게 시장 경쟁에 합류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B2B 사업 특성상 시장 진입 시점이 성패를 크게 좌우하진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큰 차이라고 보진 않는다. 제품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기업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어렵다. 기업은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사용성 높은 제품을 원한다. 섣불리 이르게 내놓을 필요는 없다. UX를 제대로 다듬어 내는 게 맞다고 봤다. 빨리 출시한다고 빨리 팔리는 것도 아니다. 기업 시장은 제품 테스트도 거쳐야 하고, 시간이 좀 걸린다. 구매 결정을 전환하는 데까지 반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현재까지 메타버스 회의 솔루션 출시를 발표한 기업들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및 협력관계를 맺은 줌, 시스코, 한글과컴퓨터 등 국내외 주요 SW 기업들이다. 기업 인지도 측면으로 보면 시장 경쟁에서 알서포트가 불리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서형수 대표는 화상회의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서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알서포트가 B2B SW 회사로서의 인지도는 떨어지지 않는다. 저희가 원격근무 전문 솔루션 업체로 이름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내놨을 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 마케팅의 중요성도 크고, 많은 노력을 할 예정이지만 B2B는 제품의 사용성과 높은 안정성이 좌우하는 시장이다."
실제로 메타버스 솔루션의 근간인 화상회의 솔루션 사업은 지난해 호조를 보이는 등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발표했던 매출 예상치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공공기관 쪽에서 윈백 사례가 좀 나왔다. 안정성이나 기능 측면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에 차후에도 타 제품을 교체하고 알서포트를 찾는 사례가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메타버스 회의 솔루션의 성공을 위한 역점으로는 UX를 꼽았다.
"UX가 제일 중요하다. 텍스트 기반 메신저가 지원하는 목록형 UX가 더 편리한 부분이 많이 있다. 왜 3D가 더 나은지를 UX가 설명해야 한다. 채팅 말고 왜 메타버스를 써야 하는지, 경험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타버스 형태의 솔루션들은 처음 접했을 때에는 신기하게 느껴지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지 않나. 회사 내에서 사용하는 도구로는 도입하지 못하고 다들 행사용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계속 쓰기엔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해소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
B2B 사업을 오랫동안 해왔고, 화상회의 솔루션을 주 사업으로 해오면서 기업이 어떤 것들을 요구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런 내용을 메타버스 제품에 반영하려고 고민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ky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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