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전에도 사고 났는데..광주 붕괴 아파트 시공사 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인증 '뒷북 취소'

이혜리 기자 2022. 1. 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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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아파트 외벽붕괴 사고 건설현장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MS)’ 인증이 취소됐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공단은 14일 현대산업개발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은 기업이 산업안전보건법과 국제표준, 권고를 반영해 안전보건경영체제를 만들어 자율적으로 재해 예방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인하는 제도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업무 처리규칙에 의하면, 안전보건 조치를 소홀히 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 인증을 취소할 수 있다. 공단은 이에 따라 전날 현대산업개발에 인증 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소명자료를 내라고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인증을 취소해달라고 답변했다. 사업장이 자진 취소를 요청하면 별도의 인증위원회 심의 없이 인증이 취소된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작업 중 건물이 붕괴한 사고 현장의 시공사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단이 인증을 유지한 게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인증 요건에 ‘최근 1년간 안전보건에 관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공단 측은 해당 인증은 산안법에 따른 제도인데, 학동 사고는 노동자가 아니라 시민이 사망한 사례라 산안법 범위에서 벗어난다는 점을 감안해 인증 취소를 하지는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이다.

공단은 “광주 붕괴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현장조사와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는 등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업무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체계가 구축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노동부는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중앙행정기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확대·운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소방청·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며 사고 수습 상황을 공유하고 협업을 점검한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39층 건물의 23층에서 38층까지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로 사고 나흘째이지만 실종된 노동자 6명 중 1명만 발견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지하 1층 난간에서 발견된 노동자 1명을 구조하기 위해 잔해물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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