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친형 강제입원' 저격?..安 "정신건강 국가책임제" 꺼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4일 “당선되면 정신건강 국가책임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의 일환이자,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정신건강 의료비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신건강 국가책임제’ 공약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국민 4명 중 1명은 일생에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할 정도로 현대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는 우리 삶에 가깝게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공약을 제시한 이유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를 꼽았다. 안 후보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과 비교해 2021년 말 자살 생각 비율이 40% 증가했다. 실제 자살율도 OECD 국가 중 최고로 높다”며 “코로나19가 지속될수록 정신건강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정신건강 의료비 90% 건강보험으로 보장, 본인 부담상한제 실시 ▶강제입원 권한 지방자치단체장→전문가위원회로 이양 ▶전 국민 건강검진 항목에 정신건강 검진 추가 등을 담았다. 특히 현재 지자체장 승인으로 가능한 정신질환자 강제입원 권한을 “구시대적”이라며 별도의 전문가위원회로 이관하도록 했는데,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친형 강제입원’ 논란이 일었던 이재명 후보를 저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안 후보는 앞서 이 후보가 제시해 화제가 된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과 자신의 공약을 비교하며 “정신건강 문제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대한한의사협회를 방문해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안 후보는 앞서 지난해 1월과 7월에는 대한의사협회을 방문해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했다. 의사로서 전문성을 내세우면서 의료계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저는 의사출신이고 19대 국회 때 전·하반기에 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래서 여러 현안에 대해 당시 한의사협회장님과 함께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친근함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던 인명진 목사가 안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다. 인 목사는 앞서 2017년 대선 당시 한국당의 비대위원장을 지내다 홍준표 대선후보 선출 후 사임했다. 인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철수만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고 더욱더 제대로 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며 “도덕성과 자질, 정책 면에서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젊은이들이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연일 안 후보의 지지율에 대해 “윤 후보 지지층이 일시적으로 이탈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국민의당에선 “누가 뭐래도 상승세”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11~13일에 걸쳐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17%로 전주(15%)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이 후보는 37%, 윤 후보는 31%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상승세에 힘이 붙기 위해선 단일화에 대한 언급도 자제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당 내부 판단이다. 이태규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에 대해선)전혀 생각이 없다. 하도 계속해서 물어보니 앞으로 안 후보가 이런 질문이 오면 아예 답변을 거부하는 걸로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날 인 목사의 기자회견에 동석했던 안 후보는 회견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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