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발' 감염 확산세.."오미크론 어느 정돈지 몰라서 불안"

[코로나19 세계 대유행]최근 3주간 4805명 확진..미군 46% 차지
미군, 외출 금지·외부활동 제한 등 방역 강화
주민들 불안감 속 초중고 학생 확진도 늘어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감염 확산이 확인된 경기 평택에서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외출 금지 등 조처를 강화했지만, 지역 감염 확산세도 매서워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평택시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보면, 하루 50명(미군 포함) 안팎에 불과하던 평택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성탄절과 연말을 지나면서 급증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평택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480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평택지역 누적 확진자 1만3171명(미군 3370명 포함) 36%에 이르는 수치다.

이 기간 전체 확진자 54%(2596명)는 평택시민이고, 나머지 46%(2209명)는 주한미군과 가족, 부대 내 종사자 등 미군부대 관련 확진자로 분류됐다. 이 기간 하루 평균 228명이 확진된 셈이다. 지난 12일부터 500명대를 넘어섰다. 이날 0시 현재 평택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759명으로, 이 가운데 538명이 미군 관련 확진자였다. 다만, 이는 전날(13일 0시 기준) 누락된 미군 관련 확진자 247명이 포함된 수치다. 이 기간 평택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63명에 이른다. 미군은 평택 인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방역당국은 평택 지역 감염이 주한미군과 관련해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명확한 연결고리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는 평택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시가 지난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의 검체 샘플 775건을 무작위로 선정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양성 판정 62건 중 55건(89)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역학 조사 과정에서 미군부대 내 클럽 등에서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기지 내 확진자가 급증하자 오는 24일까지 외출 금지 등 보건방호태세(HPCON)를 ‘브라보’에서 ‘브라보 플러스’(Bravo+)로 상향 조정했다. 또 영외 취식 공간, 헬스장, 클럽 등 대면활동 시설 전면 금지, 외부 활동 제한 등의 조처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40대 최아무개씨는 “현재 평택에서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하루에도 몇백명씩 확진되고 있어서 불안하다”면서 “지역사회에 오미크론 확진자가 얼마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조민수 시 보건사업과장은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제 주한미군은 외출 금지 등의 조처로 방역 통제 범위 내에 있다고 본다”며 “지금부터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난 10일부터 예방접종 완료자도,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접촉자는 10일간 자가격리하고, 일상 접촉자도 10일간 능동 감시체제로 전환하는 등 대응을 강화했다.

초중고교 학생 확진자도 급증해 교육당국도 초비상이다. 평택지역 전체 224개 학교 가운데 64개(29%)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학생 253명이 확진됐다. 평택지역 모든 학교는 이날부터 방학에 들어갔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초등돌봄, 사립유치원등 등교 학생 현황 파악과 방역 상황을 점검하도록 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13일 주한미군, 행정안전부, 평택시 등과 함께 주한미군 관련한 방역관리 강화를 위한 2차 회의를 개최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방대본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 정보를 대외에 공개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뜻에서 주한미군 확진자 수 등 코로나 상황과 관련된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해 줄 것을 주한미군에 요구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