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위문편지 학생에 괴롭힘 멈춰달라"

이하늬 기자 2022. 1. 14. 16: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최근 논란이 된 한 여고생의 군인 위문편지와 관련해 학생에 대한 괴롭힘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여고생의 ‘정서적 위로’로 장병 사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의 구시대적 행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은 ‘비자발적·형식적’ 활동 자제를 일선 학교에 안내할 예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위문편지 사진

조 교육감은 14일 페이스북에 “지금 진행되는 사안 조사에 철저를 기하겠다”면서 “현재 해당 학교 학생들을 향한 온·오프라인 공격과 괴롭힘이 진행되고 있다. 학생에 대한 괴롭힘을 멈춰달라”라고 썼다.

이어 “병역의무를 다하는 중에 온라인에 공개된 편지 내용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은 국군 장병들에게 심심한 사과와 위로를 보내고, 또 위문편지를 쓰게 된 교육 활동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 학생들에게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위문편지 사진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공개된 편지에는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후 편지를 쓴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의 이름, 나이, 사진 등 신상정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고 해당 여고에 찾아갔다는 ‘인증샷’이 게재되는 등 사이버불링과 디지털성폭력이 이어지고 있다.

조 교육감은 “사회 전반에 높아진 성인지 감수성은 기존의 학교 문화, 질서, 관계 등에 의문을 던지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성 역할 편견이 반영된 교육 활동 등 기존의 수업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지점을 되돌아보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교육청과 연계한 전문기관이 피해 학생·학부모 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온라인에 유포된 불법적인 합성사진 삭제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이날 ‘봉사활동 빌미로 한 강압적 위문편지 쓰기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서울시교육청과 학교가 지금이라도 학생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교육청의 초기 대응에 대해 “학생을 보호해야 할 교육청이 ‘강제가 아니었다’ 라는 말로 오히려 이를 개인의 문제로 돌렸다”며 “대체 프로그램 없이 수행한 활동을 ‘자발적’이라 할 수 있다면 학교에 자발적이지 않은 활동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청은 비민주적, 비자발적, 형식적인 교육을 지양해달라는 내용을 관내 학교에 공지할 예정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자발성을 강조하고 평화감수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평화통일교육이 되도록 1~2월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하늬 기자 han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