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사고 나흘째 애타는 실종자 가족들..충격에도 의연한 대처
[경향신문]
6명이 실종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이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맡고 있는 안모씨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소방당국에 요구하고 싶은 것은 대원들의 안전확보와 수색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소방당국과 지자체에 바라는 것은 많다”며 “하지만 우리에게 쏟을 힘을 실종자 수색에 더 쏟아달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안씨는 또 실종자 가족들이 구청과 소방당국의 지원도 부담스러워한다고 전했다. 사고를 낸 것은 HDC현대산업개발인데 국민의 혈세로 지원받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 가족들의 입장이다.
안씨는 “지자체가 식사 등 여러 지원을 해줬다. 처음에는 국민의 세금을 사용한다는 생각에 거절했었다”며 “이후 지자체가 우선 재난지원금으로 집행한 뒤 현대산업개발에 구상권을 청구한다고 밝혀 지금은 지원을 받기로 했다”고 했다.
안씨를 비롯한 실종자 6명의 가족들은 현재 사흘째 텐트에서 생활하며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안씨는 “육체적인 피로는 버틸 수 있는데 사고현장을 지키는 가족들 모두 길어지는 수색에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며 “밥을 먹고 잠시 앉아 쉬는 것에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족들은 현대산업개발의 무성의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안씨는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은 한번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사장이라는 분이 지나가다 가족들에게 잡혀 억지 사과한 것이 전부”라고 했다. 이어 “광주와 전국에서 엄청난 돈을 벌었고, 신기술 공법으로 건물을 짓는다면서 왜 구조작업에는 적극적으로 장비를 투입하지 않는지 의문”이라며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사흘째인 어제서야 중장비를 투입했다”고 지적했다.
안씨는 또 “실종자 가족뿐만 아니라 사고 현장 인근 동네주민, 상가업주들도 피해자들”이라며 “현대산업개발은 빨리 사고를 수습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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