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이선균 "'불한당'에 굴러들어온 돌 같았는데..'롤모델' 설경구만 봐도 영광" [인터뷰 종합]

연휘선 2022. 1. 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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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복잡한 브로맨스로 미묘한 감정선을 풀어낸다. '킹메이커' 속 진정한 '연기 킹'이 된 남자, 이선균을 만나봤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이 가운데 타이틀 롤처럼 '킹 메이커'가 되는 선거전략가 서창대를 맡아 열연한 배우 이선균은 14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으로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선균과 '킹메이커' 팀의 인연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약칭 '불한당')에서 시작됐다. 이선균의 아내 전혜진이 '킹메이커'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과 전작 '불한당'에서 호흡을 맞춘 것. 이선균은 '불한당'이 '불한당원'을 팬덤으로 보유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던 것을 언급하며 "팬덤이 강한 영화가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런 제작진과 배우들이 함께하는 데 제가 굴러온 돌처럼 여겨지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그런데 팀워크도 잘 맞고 서로 알아가는 불필요한 시간들이 없다 보니 호흡도 빨리 맞았다. 저만 빨리 그 팀에 흡수되면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시는 게 저희한테도 큰 힘이 되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불한당'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킹메이커'에도 고스란히 묻어나는 바. 이선균은 "'불한당'에서 기존에 보지 못한 누아르 영화가 또 다른 색감을 갖고 등장했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시면 기존에 우리 나라에 정치 영화가 많지 않지만 '정치 드라마'라고 하면 올드하고 클래식한 선입견들이 있는데 보시면 스타일리시하고 유니크하다는 걸 조명, 미술 적인 부분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변성현 감독에 대해 그는 "외모적으로 독특하시지 않나. 패션도 좀 튀고, 대답도 딱딱한 것 같고, 저도 '튀겠다'는 선입견을 갖고 봤던 것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의외로 진중하다. 책임감도 강하다. 일단 솔직하다. 숨기지 않는다. 패션을 보면 알겠지만 자기만의 멋이 확실히 있는 분이다. 그래서 어떤 영화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실하게 나오는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단순히 '불한당'을 봤던 기대감 만으로 임하기에 '킹메이커'는 이선균에게 결코 쉬운 작품이 아니었다. 서창대가 '선거판의 여우'라고 불리던 실존인물 엄창록을 모티브로 만들어졌기 때문. 이선균은 "대본을 받기 전에 엄창록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공부를 해보려고 해도 자료가 없더라. 유튜브나 팟캐스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들도 들었는데 그 분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남지 않아서 그 분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대화를 감독님과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20대부터 60대까지 연기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었고 연령대에 맞춰 어떤 톤으로 연기해야 할지도 고민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극 후반 서창대의 60대 모습이 등장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두 번 찍었는데 처음엔 느낌이 안 나와서 회의 끝에 다음 날 다시 찍었다"라고 털어놓기도. 

그렇다면 실제 이선균은 어떨까. 이선균은 엄창록처럼 결과로 승부하려는 성격과 김운범처럼 신념을 갖고 원칙을 지키는 것에에 대해 "결과론적으로 밀고 나가야 할 때도 있을 것 같고, 위법하거나 하면 또 모르겠다.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정치를 한다면 두 가지 입장을 다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캐릭터였지만 설경구, 조우진 등 베테랑 연기자들과의 호흡은 이선균에게 큰 감명을 남겼다. 이선균은 "제가 롤모델이 없는 줄 알았는데 설경구 형님을 롤모델로 여기게 됐다.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다. 호흡은 너무 좋았고, 영광이었다. 투샷이 잡힌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우진 씨는 너무 연기를 잘하더라. 매 작품마다 감탄하면서 캐릭터를 만드는 걸 보고 감탄했던 배우였다. 이번에 캐릭터를 굉장히 입체적으로 만들어오셔서 놀랬다. 감탄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라며 감탄하기도. 

특히 이선균은 "김운범과 서창대 두 인물의 브로맨스에 쾌감을 많이 느끼면서 촬영했다. 설경구 형님이 진심으로 연기를 잘 받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실제 이선균은 촬영 기간 동안 집에 설경구 사진을 붙여둘 정도로 연기에 집중하려 애쓴 터. 이선균은 "집에 뒀던 사진은 귀신 같이 없어졌다. 이번에 이사를 했는데 없어졌다. 영화가 나왔으니 포스터를 붙여두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선거를 배경으로 한 '킹메이커'인 만큼 대선 정국인 최근 분위기와 맞물려 정치적 의미 등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한 상황. 정작 이선균은 "선거판을 다루는 영화지만 특정한 메시지는 없는 것 같다. 극적인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고 정치 이야기보다 선거판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이야기,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선을 그었다. 

또한 "시기적으로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더라. 득이 될지 실이될지는 모르겠다. 영화를 보면 정치 관련 오해는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선에 맞춰 개봉하는 건 아닌데 이제는 물러날 시기가 없는 것 같다. 대선 지나서 개봉 시기를 잡다 보면 코로나19 시기에 개봉을 장담할 수 없어서 지금 밀어붙이는 것 같다"라며 "우리 영화의 매력포인트는 너무 많다. 스타일리시한 유니크한 정치드라마다. 보시면 시간 가는 줄 모르실 것 같다"라고 웃었다. 

그런가 하면 '킹메이커'는 '스타일리시한 정치 드라마'라는 작품의 호평을 넘어 이선균의 연기 변화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이선균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 차원 다른 연기를 보여준 바. 이선균은 "변화를 봐주시면 너무 감사하다. 부담이 됐던 건 있다. 서창대라는 역할이 너무나 쟁쟁한 배우 분들도 많이 나오시는데,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층을 표현해야 해서 부담은 있었다. 결과론적으로 100% 만족은 못할 거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그런 걸 잘 표현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역할이 깊은 역할인 것 같다. 이런 역할을 고민하고 도전하는 것 자체가 정말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고민되는 역할을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라고 했다. 

'킹메이커' 이후에도 이선균은 이미 막바지에 접어든 '행복의 나라'를 크랭크업한 뒤 '잠'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후에는 '닥터 브레인 시즌2'를 논의할 수도 있다고. 코로나19로 인한 극장가 침체기, 이선균의 2022년 첫 단추가 잘 꿰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배우로서의 신념이라면 '전보다는 잘하자, 현장에 필요한 배우가 되자'라고 생각해요. 고민하지 않고 자기 연기에 확신하고 이게 맞다고 정답을 내리면 자만하고 고여있게 되는 것 같거든요. 계속 일하는 것 자체가 고민이 주어지고 제가 부족하지만 고민을 통해 채워져 가는 것도 느끼고 나이 먹음에 따라 현장에 어울려지면서 변해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현장에 있고 싶죠" 

/ monamie@osen.co.kr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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