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FA들..누가 '호랑이 이빨'이었을까

안승호 기자 2022. 1. 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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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NC 시절의 나성범과 KIA 이적 뒤 나성범. 양 구단 제공


2017년 FA 시장에서 최형우는 삼성에서 KIA로 이적했다. 최형우의 좌익수 자리를 이어받은 선수는 김헌곤. 그는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4에 OPS 0.719를 찍으며 그런대로 분전했지만 최형우의 공백을 메우기는 버거웠다. 직전 시즌 최형우는 타율 0.376에 OPS 1.115로 폭발적이었다. 삼성의 팀타율은 바로 3위에서 8위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 양현종이 미국으로 건너가 자리를 비웠던 KIA 마운드 또한 비슷한 현상을 경험했다. KIA는 2020시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57회로 부문 5위를 기록했다. 그 중 15회는 양현종의 이력이었다. 양현종이 없던 지난해 KIA는 퀄리티스타트 횟수가 전체 최하위인 39회로 폭락했다.

이번 겨울 FA 시장을 통해 팀을 옮긴 선수는 6명이다. 팀 사정에 따라 이들의 ‘난 자리’ 크기는 달라질 전망이다. 누군가는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존재였을 수 있다.

NC는 지난 2년간 67홈런을 때린 거포 나성범(KIA)과 결별했다. 나성범은 같은 기간 팀홈런(357홈런)의 18.8%를 책임졌다. 주변 타자들에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하면 전력 공백 크기는 당장은 예측 밖에 있다. NC는 공수주가 고른 박건우와 손아섭 등 두 외야수로 빈 자리를 매울 작정이다. 나성범과는 스타일 차이도 큰 외야수들이어서 계산이 더욱 어렵다.


키움도 묵직한 거포인 박병호(KT)를 떠나보냈다. 박병호는 ‘홈런 군단’ 역사를 남겼던 히어로즈의 마지막 증표 같은 선수였다. 과거 두 차례나 50홈런 고지를 넘겼던 박병호는 지난해에는 20홈런에 그쳤지만, 팀홈런이 이미 91개로 급감한 터여서 팀내 존재감이 여전했다. 1루수이던 박병호의 공백은 김웅빈이나 전병우가 메울 전망. 그러나 이들보다는 새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타선에서의 역할이 박병호 공백 메우기에는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외야수 박해민(LG) 빈자리 메우기도 작잖은 숙제다. 지난해 정규시즌 막바지에 박해민이 왼손 엄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그의 복귀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였던 건 그의 빈 자리가 작잖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한다. 삼성은 좌익수로 출전이 잦았던 김헌곤의 포지션을 완전히 이동하거나 박승규와 김성표 등 새 얼굴 키우기에 집중할 전망. 타격보다는 수비와 주루 공백이 더 커보이는 상황이어서 대안 마련에 더 복잡한 측면이 있다.

두산은 3번타자·우익수로 긴 세월 함께 한 박건우(NC)를 떠나보냈다. 두산은 이 빠진 자리에 ‘임플란트’ 심기에 능숙한 팀이다. 이번에는 좌타 우익수 김인태가 1순위로 박건우 공백 메우기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시즌 기준 박건우는 OPS 0.841을 찍는 사이 외야 백업 또는 대타요원으로 뛴 김인태는 OPS 0.751을 기록했다.

롯데는 15시즌이나 함께 한 손아섭(NC)과 작별했다. 그의 후임으로는 추재현과 김재유 등이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새 외국인타자로 외야 어느 곳에도 설 수 있는 DJ 피터스의 움직임이 손아섭의 빈 자리 크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 롯데는 외야 변수가 가장 많은 팀이다.

백업 포수 허도환(LG)을 떠나보낸 KT는 대체 카드로 김준태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백업포수 이름이 너무 자주 나오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다. 이에 주전포수 장성우의 건강과 꾸준함이 최우선 관건일 수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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