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 상징' 홍콩경찰 중국식 제식 전면도입..입법회에는 중국휘장 내걸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입력 2022. 1. 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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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콩 경찰 의장대가 중국식 제식을 선보이고 있다. 신화망 캡쳐


홍콩에서 빠른 중국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들이 하나둘 취해지고 있다. 홍콩 경찰은 그동안 진행하던 영국식 제식 훈련을 버리고 중국식 훈련을 전면 도입하기로 했고, 친중파가 장악한 홍콩 입법회(의회)에는 중국 국가 휘장이 처음 내걸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홍콩 경무처가 오는 7월1일부터 중국식 제식을 전면 도입키로 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중국이 식민지 시절 잔재로 비판해 온 영국식 제식 훈련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의미다. 국기게양식이나 기념일 행사 등 각종 의식에서 행진 등을 할 때 볼 수 있는 영국식 제식과 중국식의 가장 큰 차이는 걸음걸이다. 열을 맞춰 행진할 때 영국식은 무릎을 굽혀 다리를 90도 각도로 들어올리는 반면 중국식은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무릎을 굽히지 않은 채 다리를 높이 들어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거위걸음’으로 불리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행진 스타일이다. 홍콩 경무처는 올해 2분기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같은 중국식 제식 훈련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식 제식 훈련은 단편적인 조치지만 홍콩의 중국화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7월1일은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날이다. 홍콩 경무처 대변인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그동안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의 도움을 받아 중국식 제식 훈련 도입을 적극 준비해왔다”면서 “이는 홍콩 경찰의 애국심을 강조하고 고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람치와이(林志偉) 홍콩 경찰대원협회장은 “이런 변화는 국가와 홍콩에 큰 의미가 있는 탈식민지 과정”이라며 “홍콩 경찰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완전한 결속과 확고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개원한 제7대 홍콩 입법회 회의장에는 그동안 없었던 중국 국가 휘장이 새로 설치되기도 했다. 홍콩 특별행정구를 상징하는 둥근 휘장만 걸려 있던 회의장 벽면에 그보다 더 큰 크기의 중국 국가 휘장이 나란히 내걸린 것이다. 지난해 홍콩 선거제 개편이후 처음 치러진 입법회 선거에서 친중파가 의회를 완전히 장악하자마자 취해진 조치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를 두고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에 있어 ‘한 나라’가 항상 ‘두 체제’에 우선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입법회 의원들에게 홍콩 문제 뿐 아니라 국익 전반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홍콩 정치시스템의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홍콩 당국은 올해부터 모든 학교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게양하고 매주 국기 게양식을 열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홍콩이공대에서 열린 국기 게양식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빠르게 중국화 되고 있는 홍콩의 모습을 다시 한번 실감케했다. 홍콩이공대는 2019년 반정부 시위 당시 시위대가 마지막까지 경찰과 격렬히 대치하며 민주화 시위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상징적인 장소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중국 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왕쑹먀오 사무처장은 “2022년 첫날 아침 홍콩이공대 교정에서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흥분된다”며 “홍콩과 중국이 같은 방향을 향하는 한 중국 문화는 조화롭게 울려 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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