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장비 총동원했지만 4일째 구조 못해..광주 아이파크 붕괴 현장 구조지연 왜?

이삭·강현석 기자 2022. 1. 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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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실종된 노동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시경 카메라로 지하층에 매몰된 노동자 1명을 발견한 구조당국은 현장 접근을 위해 무인 굴삭기 등을 동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생사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39층 건물의 23층에서 38층까지 무너져 내리면서 쌓인 선더미 잔해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광주소방안전본부는 14일 “13일 오전 지하층에서 발견된 노동자 1명을 구조하기 위해 이틀째 잔해물 제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지난 13일 밤샘작업을 통해 철선과 콘크리트 등 아파트에서 추락한 적치물을 상당 부분 제거한 뒤 중장비 진입로를 확보했다. 현재는 구조작업을 벌이기 위해 철근 절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종자 수색을 위해 지하층에 무인굴삭기도 투입한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자 발견지역에 워낙 많은 적치물이 있어 이를 치우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특히 구조자가 있는 상황이어서 중장비로 큰 부분을 치우고 구조대원들은 작은 잔해를 처리하기 위해 일일히 철근을 자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붕괴 사고 사흘째인 지난 13일 구조대가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11시14분쯤 지하1층에서 실종자 1명이 발견됐다. 한수빈 기자

나머지 실종자 5명을 찾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당국은 특수구조단 등 71명과 장비 43대, 구조견 8마리를 투입해 건물 내부와 외부 실종자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구조견들의 반응과 실종자들의 작업 위치를 파악해 아파트 내부를 수색하고 있지만 인력 투입은 자제하고 있다. 무너진 잔해가 쌓여있는데다 건물 곳곳에 금이 간 상황이어서 건물 붕괴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내시경 카메라와 무인굴삭기, 여진탐지기, 음향탐지기, 열화상카메라 등 첨단장비를 총동원했다. 내시경 카메라는 사람이 진입할 수 없는 콘크리트 더미 속을 수색하는데 사용된다. 당국은 구조견이 반응을 보였지만 사람 접근이 힘든 22층, 25층, 26층, 28층에 내시경 카메라를 사용하기로 했다.

건물 붕괴 시 구조대원들이 긴급대피할 수 있도록 붕괴경보기도 설치했다. 낙하물의 자유낙하시간(120m 기준 5초)을 고려해 인지 및 대피반응 시간을 7초로 설정하고 긴급대피 장소를 사전에 지정했다. 낙하물 위험 구역에는 방호용 가림막이 설치됐다.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아파트가 봉괴된지 이틀째인 지난 12일 내부 및 외부 구조물이 붕괴돼있다. 11일 이 아파트 1개동 23~38층이 붕괴되며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한수빈 기자

전문가들도 붕괴 위험이 있는 곳에 안전조치 없이 구조대원을 진입시키는 것은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사람이 들어가지 않고 장비를 동원해 수색을 진행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지난번 평택 화재때도 소방관 3명이 순직했는데 건물이 무너진 곳에 소방관들을 투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안전진단 이후 투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삭·강현석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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