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못 이룬 영 플레이어상.. 부산 영건 박정인이 독 품은 이유

김태석 기자 2022. 1. 1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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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부산)

◆ '피치 피플'

부산 아이파크 FW
박정인

박정인은 2021시즌 부산 아이파크가 수확한 보물이다. 안병준이라는 리그 최고 공격수 곁에서 덩달아 맹활약하며 팀의 쌍포 구실을 톡톡히 한 덕에 부산은 하나원큐 K리그2 2021에서 가장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 중 하나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그 강점을 이번 시즌에도 이어가려면 안병준의 활약 못잖게 박정인의 성장도 뒤따라야 한다. <베스트 일레븐>과 마주한 박정인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패기 넘치는 자세로 인터뷰에 임한 박정인은 성장의 발판이 된 2021시즌을 돌아보고, 안병준과의 호흡, 그리고 못 다 이룬 목표 때문에 받은 자극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지난해 부산行 결정, 옳았다"

Q. 지난해 8골 3도움을 올렸다. 어린 공격수임에도 대단히 좋은 성적을 냈다. 부산 유니폼을 입은 후 한 단계 성장했는데, 지난해를 돌아본다면?
"솔직히 지난해 부산에 오는 선택을 내리는 건 쉽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부산에서 선뜻 나서서 제게 이처럼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셨잖아요. 전 그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죠. 좀 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점, 시즌 마지막에 대표팀에 가느라 다 뛰지 못한 점 등이 그렇습니다. 냉정히 아직 부족한 모습도 많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올해는 좀 더 발전하고 싶습니다.

Q. 대개 어린 선수들은 제한적인 기회만 받는다. 이런 측면에서 풀타임을 뛴 지난해를 통해 많은 성장을 이루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축구하면서 가장 큰 성장을 이룬 해죠. 또 그런 점이 제가 대표팀에 갔을 때 가장 큰 원동력이 됐고요. 그런데, 목표는 달성했지만 내심 더 하고 싶었죠. 솔직히 열 골 정도는 넣고 싶었어요. 제 또래보다 더 우수한 형들과 비교하고 싶어요. 이런 측면에서 저는 아직도 부족한 선수인 것 같습니다. 매 경기 만족하는 편은 아니고요. 다음 날부터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만족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Q. 좋은 성과를 냈으니 지난해보다 견제는 더 심해질 것이다.
"분명 견제가 더 심하게 들어오겠죠. 그렇지만 그걸 극복할 자신이 있어요. 저는 외려 기대됩니다. 고교 시절부터 그런 상황을 많이 겪어봤거든요. 물론 프로와 고교는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기대가 됩니다."

Q. 히카르도 페레즈 부산 감독이 박정인 등 어린 선수들을 정말 칭찬하던데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 역시 이제 뭔가 더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도 느낍니다. 또 우리 팀이 생각하는 목표가 승격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게 부담감을 안고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만큼 쓴 소리도 많이 들어야 하고요. 승격하려면 선수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고 봅니다."

"부산은 승격할 수 있다"

Q. 지난해 경험했던 승격 경쟁은 생전 처음이었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죠. 초반에는 저희가 퐁당퐁당 경기를 많이 했어요. 경기에서 이기면 다음 경기에서는 지는 식이었죠. 이런 식으로나마 나름 승점을 많이 쌓아나갔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승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후반기에 체력적으로 떨어지고 종우 형도 부상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팀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때 아홉 경기 정도 못 이겼죠. 아홉 경기 만에 1승했을 때 울컥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올해는 종우 형도 돌아왔으니 괜찮습니다. 많이 지지 않으면 승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아직 어린 선수지만 그래도 기대하는 바가 더 크다. 잘하면 받는 박수만큼이나 못할 때 비판도 점점 커질 것이다.
"그건, 선수의 숙명이죠. 팬들도 승격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쓴 소리 해주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수인 제가 잘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쓴 소리를 들으면 기죽지 않고 더 화가 끌어 오르는 타입이에요. 그래서 더 잘하려고 합니다."

Q. 아직까지 부산은 유력한 승격 후보로는 거론되지 못하는 분위기인데
"아니요. 저는 반대로 승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유가 있나?) 팀 보강도 차근차근 하고 있고, 일단 팀을 이끄는 형들이 모두 잘하는 선수잖아요. 지난해의 경우 적응하는 해였지만, 올해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승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병준이 형 덕분에"

Q. 작년에 안병준 선수와 호흡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K리그2 최고 공격수와 뛰어 보니 어떤 발전을 이루었는가?
"처음에는 (안)병준이 형과 안 친하다 보니 어색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지금은 솔직히 한 마디로 (안)병준이 형 없으면 저도 없었죠. 병준이 형은 시즌 내내 좋은 말도 많이 해주시고, 제가 초반에 골을 많이 못 넣었을 때도 정말 응원해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제가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약속한 오마카세는?) 아직 안 얻어먹었어요. 장어덮밥만 얻어먹었습니다(웃음)."

Q. 안병준 선수에게서 어떤 걸 많이 배운 것 같나?
"멘탈적으로 제가 골을 넣지 못했을 때 병준이 형은 '골 못 넣어도 괜찮으니 팀에 헌신해라. 그러면 골은 자연히 따라온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도 집착하지 않고 열심히 뛰다 보니 한 골씩 쌓인 것 같아요. 늘 그런 말을 옆에서 해주니 정말 감사하죠. 당연히 움직임도 많이 배웠고요."

Q. 단순히 뒤에서 보고 배우는 게 아니라 투톱으로 뛰는 경우도 많아 더 배울 게 많았을 것 같다.
"재작년에 병준이 형을 TV로 봤을 때 움직임이 그렇게 좋은가 싶은 생각을 솔직히 했어요. 그런데 같이 뛰니 정말 좋더라고요. 항상 경기할 때마다 병준이 형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뜁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저절로 따라하게 되었고, 덕분에 많이 성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올해 개인 목표가 있다면?
"지난 시즌 마치고 정말 많이 생각해봤어요. 목표로 했던 영 플레이어상을 못 받았거든요. 지난해가 마지막이었어요. 그 덕에 독을 좀 품었어요. 비록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지지만, 득점왕도 해보고 싶고 포인트도 20개 정도 하고 싶어요. (영 플레이어상을 정말 욕심냈던 것 같다) 예. 기대 많이 하고 있었어요. 사실 건방진 생각일 수도 있는데, 전 받을 줄 알았습니다. 막판에 대표팀으로 빠져서 두 경기 정도 못 뛰는 바람에 그리 된 것 같기도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때 제가 좀 더 잘했다면 받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도리어 득이라고 생각해요. 그때 상을 받았다면 올해 목표가 없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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