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기준금리 1.50%로 올려도 긴축 아니다"

세종=이민아 기자 2022. 1. 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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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1.5%로 올려도 긴축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한은이 기준금리를 1.5~1.75%로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이 정도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긴축적 통화정책이라고 보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1%에서 0.25%P(포인트) 올린 1.25%로 인상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 금리인상이다. 한국은행은 그 사이 기준금리를 총 0.75%p 올렸는데, 이로 인한 가계의 연 이자상환 부담이 9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경제 상황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과 물가의 현 상황, 앞으로의 전망 등을 고려하면 지금도 실물 경제 상황에 비해서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이 총재, 기준금리 1.25%가 긴축은 아니라고 했다. 앞으로 추가 인상부터 긴축으로 볼 수 있나.

“완화적이냐 아니냐의 판단은 현재 경제 상황, 성장이나 물가, 여러가지 기술을 놓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에도 한차례 금리를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의 현 상황, 앞으로의 전망 등을 고려하면 지금도 실물 경제 상황에 비해서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금융 불균형에 따른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가 여전하다고 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경제 상황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 금리를 한번 더 인상해 1.5%가 되더라도, 앞으로의 경제 흐름, 추정하고 있는 중립금리 수준, 준칙금리 등을 기준으로 비춰보면 이걸 긴축으로 볼 수는 없겠다.”

-중립금리를 고려했을 때, 완화적 수준이 얼마인가. 시장에서 예상하는 올해 말 금리 수준인 1.5~1.75%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중립 금리를 여러가지 방법 통해서 추정한다. 중립금리를 추정해서 보면, 현 기준금리는 금리 수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걸로 판단한다. 시장에서 1.5~1.75% 이렇게 기준금리 기대 수준이 형성돼 있는데, 그것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할 수는 없다. 항상 통화정책 운영하면서 시장과 소통을 강조하고 질서있는 정책을 하겠다고 하겠다. 금통위의 생각과 시장의 기대 사이 간극이 크다고 하면, 간극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통화정책에 관해서 일관성을 가지고 시장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나가겠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금리인상 파급효과 점검”을 넣었다. 앞으로 몇달은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 효과를 보겠다는 건가.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고 금리를 조절하게 되면 그 효과를 짚어보고 운영할 때 참고해야 하는데, 지금 그 때가 됐다는 의미다. 통화정책이라고 하는게, 실물경제에 파급되기 까지는 일정 시차 두고 나타나지 않나.”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는데,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은 예고된 악재라 국내 금융시장 충격 크지 않을 것으로 봤나.

“미 연준의 의사록, 연준 의장의 발언 내용 놓고 분석해보면,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라지고, 가속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양적 긴축이 올해 시행되지 않겠냐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는 상당부분 국내 시장에서 가격 변수에 선 반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통화정책 변화가 있다면 국내 시장에서도 변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양적 긴축은 얼마 전만해도 연내가 아니고 내년 이후로 예상했던 건데, 연내에 시행될 수 있다고 하는 전망이 나오지 않았나. 테이퍼링이 곧 끝나고 금리 인상이 시작될거고, 거기에 더해서 양적인 긴축까지 더해진다면 금융시장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저희들이 기대하는 것은 미 연준이 늘 강조했던 “미 연준도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질서있게 하겠다” “시장과 소통하겠다”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 충분히 이해하고 고려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하는 것이다. 연준에서도 이러한 통화 정책 스탠스를 좀 적극적으로 시장에 알리고 미리 미리 준비도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연준의 정상화 속도가 자꾸 빨라진다면, 양적 긴축까지 더해진다면 일반적으로 보면 신흥국의 경우에는 국내 시장의 변동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취약한 신흥국은 예상 외 충격이 있을 것이다. 다만 다른 신흥국과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이미 연준의 정책 방향이 어느정도 반영돼있는 데다가 우리 경제는 대외건전성이 다른 신흥국과는 차별화돼 있다. 상당히 건전성도 양호해 크게 우려하고있진 않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은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저희가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지켜보고 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다. ”

-미국이 연내에 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추가 긴축이 필요할까.

“미국 통화정책 변화는 글로벌 경기나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히 커서, 국내 금융시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 어느 나라나 과도한 완화적 정책을 어떤 방식으로 언제 줄여나갈 것인가 하는 게 모든 나라 중앙은행의 과제다. 미국은 뒤늦게 소위 정상화 과정을 밟는거고 한은은 워낙 한두발짝 먼저 움직였다. 지난해 두차례 금리를 인상한 바가 있지 않나. 한은은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국내 경제를 고려할 여지가 생겼다. 다시 요약하면 당분간은 국내 경제를 우선할 여지가 있다. 통화정책이 생각보다 빨라지고 긴축 강도가 세진다면, 그또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고려 요인이 될 것이다.”

-청와대가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주문하면서 설 전 추경 논의가 본격화되고, 적자국채 발행에 따른 금리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적자국채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나. 한은은 시장안정화계획이 있나.

“다른 여건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한다면 그 자체는 시장 금리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시장 금리 움직임은 국채 발행은 물론 국내 금리 상황, 통화정책 기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여러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적자국채 발행으로) 시장 금리 변동폭이 커진다면 한국은행도 국고채 단순매입을 하는 등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주택가격 상승률이 둔화했는데 향후 전망은.

“주택가격이 어찌될지는 금융쪽 요인 외에 다른 요인도 상당히 크게 요인 받는데, 이런 둔화 추세가 앞으로 갈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가계대출도 차주별 DSR 적용 등 강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금융권에서도 각 금융기관들도 가계대출 관리를 노력한다. 여전히 대출 수요 자체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 연초가 되면서 금융기관의 대출이 재개되는 만큼 증가세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겠다. 그것도 저희들이 지켜보는 상황이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건 사실이고 주택 거래량도 같이 크게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가격의 둔화 흐름이 정말 추세적인지 여부는 지켜봐야겠다.”

-한은은 금리 인상 기조인데 정부는 대규모 추경을 하려고 한다. 지난해에 부문별 회복 속도가 달라서 ‘폴리시믹스’를 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그 정책의 방향이 맞았다고 보나.

“작년에 부문별 회복 속도가 다른 점을 꼽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회복의 흐름이 부문 별로 다르다. 거시 경제 역할에 맞춰 통화 정책은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균등하지 못한 회복세에서 취약 계층의 지원은 재정이 맡아야 겠다. 어찌 보면 엇박자라든가 그렇게 부를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향후 경기 전망은.

“감염병이 확산되고 진정되는 수차례의 과정 거치면서 일차적으로 소비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올 겨울에도 재확산되면서 소비회복세가 주춤해있는 상황이다. 소비가 감염병 상황에 따라 기복을 보이고 있지만 기조적인 회복 흐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제 주체들이 감염병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지를 보면, 과거보다는 적응력이 높아졌다. 수출 같은 경우 수출 주요 품목인 IT 재화 수요가 글로벌 수요가 상당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워낙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늘 면밀히 지켜보면서 경제 상황을 판단해가도록 할 것이다.”

-잠재성장률 하락해 한은 금리 인상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주장에 대한 견해는.

“이론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면 소위 정상적 금리 수준, 중립 금리 수준이 낮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통화정책은 금리 조절을 통해 금융 불균형을 줄여 나가야 한다. 경기가 침체돼 있을 땐 정상적인 수준보다 기준금리 낮게해 경기 회복 뒷받침하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경기 흐름, 인플레 상황 변화, 금융안정 리스크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영한다.

-오늘 소비자물가전망 높아졌는데 경제성장률 전망은 그대로다. 현 물가상승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만한가.

“최근의 물가 상승세가 생각보다 확대되고 있는 근본적 이유는 경기회복 과정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데 원자재 수급이 안 돼서 공급이 미치지 못하는 데 따른 것 같다. 지난해 성장률이 4%였는데,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점을 감안하면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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