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미국식 참선 명상법(American Chan Meditation)

현안 기자 입력 2022. 1. 14. 11:30 수정 2022. 1. 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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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스님, 분당 보라선원

명상은 편한 게 아니라 훈련

견딜 용기가 있으면 도전해야

일단은 결가부좌 자세로 앉고

어려우면 반가부좌로 시작한다

핵심은 불편함을 견디는 마음

참을수록 더 잘 앉을 수 있어

아메리칸 찬 메디테이션은 불교식 명상 또는 참선입니다. 우리가 굳이 ‘찬 메디테이션’이라고 하는 것은, 이 명상법은 미국에서 온 ‘아메리칸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스타일은 본래 전통 불교 명상과 조금 다릅니다. 찬 메디테이션은 지금 당장 가장 괴롭고 힘든 문제부터 풀어나가는 과정입니다. 여러분이 매일 경험하고 느끼는 가장 시급하고 현실적인 문제부터 푸는 데 우리는 관심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명상을 배우러 갔을 때, “단 하루라도 머릿속의 잡념을 끄고, 푹 잠을 자면 소원이 없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성공적인 인생을 이루기 위해서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았는데, 왜 마음이 공허하고 만족스럽지 못한지 알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었습니다. 출가 전 사업가로서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수없이 많은 잡념 때문에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할 때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매번 실패했습니다.

그 후 왠지 모르게 명상을 해보면 문제의 실타래를 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명상을 배우기 위해 근처의 작은 절을 찾아갔습니다. 일단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휴대전화나 이메일을 확인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더 급한 일을 해야 한다는 수많은 잡념을 떨쳐 버렸습니다. 그리고 지침대로 매일 아침 가부좌로 앉아 보았습니다.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머리가 점점 명료해지고, 아침이 상쾌했습니다. 사업에서 부닥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도 더 잘 떠올랐습니다.

이것이 선(禪)이 가진 매력입니다. 아무리 화려하고 지적인 용어로 치장해도 여러분의 문제를 풀어줄 수 없다면 그런 명상법은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선, 즉 명상을 위한 가르침은 모호하면 안 됩니다. 불교식 명상의 핵심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지침이 명료해야 합니다. 다리 자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리에 문제가 있다면 대신 뭘 해야 하는지, 마음을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호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증상을 겪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이 명확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명상을 통해 점점 명료해져야 합니다. 그냥 앉아서 기분만 좋아지고 평화롭다면 그것은 바른길이 아닙니다. 그러면 지속적인 발전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명상 지도자는 여러분이 자신의 문제를 명료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승은 여러분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정체하지 않고 계속 발전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뛰어난 스승은 여러분이 준비되었을 때 다음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미국 스타일의 명상을 따라서 해 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일단 명상의 가장 기본인 바른 자세부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명상을 가르칠 때 먼저 결가부좌로 앉도록 권합니다. 이 자세로 앉으면 우선 다리를 불편한 자세로 구부려야 합니다. 이 자세는 사실 매우 아프고, 심지어는 다칠까 봐 무섭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자세를 권장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 자세는 너무 과하게 하지 않고 조금씩 시간을 늘리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결가부좌가 즉시 되지 않는다면 반(半)가부좌도 괜찮습니다. 계속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리면 나중에 누구나 결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명상할 수가 있습니다. 기운이 일시적으로 무릎과 발목 부위에서 막히면서,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그 막힌 곳을 밀어내려고 기혈의 흐름을 강하게 합니다. 그렇게 강해진 기혈의 흐름은 우리 몸 전체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명상의 효과입니다. 우리 몸에 질병이 생기는 것은 특정한 부위에 기혈이 막혀서 시작됩니다. 기혈 순환이 막히게 되면 그 특정 부위의 신체기관은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을 수 없게 되고, 자가 치유 능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계속 더 나빠지고 마침내는 병이 됩니다. 그러므로 가부좌로 점점 더 오래 앉아 있게 되면 이런 막힌 부위가 뚫려서 건강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명상하면서 기분이 더 좋아지거나 편안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어떤 명상이든 그런 일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명상은 원래 편안한 게 아닙니다. 고된 훈련입니다. 다시 말해서, 힘들고 불편한 것을 참고 견딜 용기가 있다면 도전해 보십시오. 그러면 명상이 여러분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모두 증강시키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여러분이 나아지고 싶은 게 있다면 찬 메디테이션이 그렇게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결가부좌로 앉아 보십시오. 진정으로 원한다면 하실 수 있습니다. 그게 어려우면 반가부좌로 시작해 보십시오. 핵심은 불편함을 견디고 참는 마음가짐입니다. 사람에 따라 바로 될 수도 있고, 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불편함을 더 많이 참을수록 더 빨리 잘 앉을 수 있을 겁니다. 불편함과 아픔을 견디려는 의지가 더 많을수록, 더 빨리 진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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