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가공·유통·판매의 카르텔..1%의 기업이 99%의 삶을 파괴하는 방법
[경향신문]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
반다나 시바, 카르티케이 시바 지음, 추선영 옮김/책과함께/280쪽/1만5000원
몬산토는 화학물질과 유전자조작 기술을 활용해 재배한 식물로 ‘저렴한 식품’을 내놓는다. 이 식품은 카길을 통해 거래된다. 네슬레와 펩시가 식품 가공을, 월마트와 아마존이 소매를 담당한다. ‘1%’ 기업들은 이렇게 서로 이어진다. ‘유독성 카르텔’ 중 하나인 몬산토와 페이스북도 깊이 연결된다. 두 기업의 상위 투자자들은 거의 비슷하다. 뱅가드그룹이 그중 하나다. 1%만의 연결로 나온 결과는 ‘몬산토 반대 행진’ 페이지가 페이스북에서 삭제된 것이다. 그 와중에 인도의 농부들이 화학물질 때문에 죽어간다.
부와 권력을 쥔 1%끼리만 순환하며 이윤을 창출하는 경제는 자연과 나머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한다. 1%의 앞잡이는 금융이다. 융합, 합병, 집중이라는 논리, 사유화를 지향하는 기계론적 사고방식으로 지구의 식민화를 가속화한다. 몬산토 같은 기업은 기업 데이터·토양 데이터도 손에 넣으려 한다. 저자들은 이 차별과 억압, 자연파괴의 시스템을 ‘경제-아파르트헤이트’, ‘생태-아파르트헤이트’라 부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백 인종 차별을 의미하는 아파르트헤이트를 통해 경제와 생태에서도 1%와 99%의 차별이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빌 게이츠도 유전자조작 농산물에 투자했다. 저자들은 게이츠의 ‘자선자본주의 모델’도 이윤, 통제, 갈취와 이어진다며 ‘자선제국주의’라고 비판한다. 게이츠의 공학 중심 ‘초역사 기획’에는 생태학, 생태계가 빠져 있다.
저자들은 머리말에 “금융계의 큰손은 대의민주주의 절차를 장악하고, 선거는 증오와 공포를 이용해 사람들을 갈라놓는다”고 말한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사람들의 관심은 불안을 유발하는 진짜 원인에서 더욱 멀어져 간다는 말을 새겨들을 만하다. 한국도 금융, 부동산, 기술 중심의 무한 성장의 환상에 집착한다. 메가시티의 미명 아래 농촌 소멸의 프로젝트로 달려간다. 선거에서 이 담론은 빠져 있다.
두 저자는 간디가 주창한 스와라지(자조, 자치), 스와데시(경제 주권, 자립), 사티아그라하(시민불복종)를 싸움의 토대로 제시한다. 자연, 여성, 토착 원주민, 농민의 창조적이고 비폭력적 힘을 후진적, 수동적인 것으로 여기는 인식을 전복하려 한다. 단순함과 비폭력, 경제의 지역화를 강조한 <불교경제학>의 E F 슈마허의 ‘복리경제’도 대안이다. ‘한 가족, 지구 공동체’, ‘생명의 그물망’에 관한 희망도 이야기한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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