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원, 亞 1위 넘어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2022. 1. 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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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김동철 서브원 대표
구매 부문 '카테고리 킬러' 정평
LG그룹 계열사 울타리 벗어나
고객·사업분야 등 글로벌 확장
디지털혁신 기반 퀀텀점프 준비
전문성·성과 중심의 인사혁신
지식기반 토털플랫폼 기업으로
전기차부문 배터리 최고경쟁력
美자동차 '거인'과 협업 이뤄내
김동철 서브원 대표이사가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후 회사 비전에 대해 밝히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대담:홍길용 증권부장, 정리:이호 기자] “달라야죠. 달라져야만 합니다. 아시아에서 1위이지만 개선을 넘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톱 플레이어가 되어야죠.”

김동철 서브원 대표는 14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전환(transformation)과 성장, 그리고 기업문화 혁신을 앞으로 서브원을 이끌어 나갈 복안을 내놨다. 대기업 집단의 일원이 아닌 독립기업이 된 만큼 과거와는 다른 서브원이 되겠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해 성장동력을 삼겠다는 복안이다.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성과중심의 기업문화 개선은 이미 진행 중이다. 서브원의 궁극적 지향점은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 기업을 넘어선 지식플랫폼 기반의 토탈 솔루션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이다. 특히 미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전기차 배터리 부분은 이미 남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다.

▶대기업 집단에서 독립한 회사이지만, 아직도 옛 계열사와 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젠 울타리를 벗어난 만큼 글로벌 전문 MRO기업으로 도약해야 할 듯 싶다.

- 대기업 계열사일 때는 영업과 서비스를 굳이 그룹 밖으로 확대할 필요가 적었다. 그룹 내부 일감 비중이 높다보니 성과를 너무 잘 내도 문제, 너무 못 내도 문제였다. 이젠 달라졌다. 계열사 지원이 아니라 서브원 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영업 확대로 규모의 경제도 갖춰야 한다.

▶MRO 특성상 영업 확대가 쉽지 않다. 기존의 가치 사슬을 파고 들어야 한다.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실제 서비스가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도 필요하다. 어떻게 돌파할 생각인가?

-회사를 맡으며 3가지 변화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디지털 전환, 성장, 그리고 기업문화의 혁신이다. 먼저 디지털 전환은 생존이 달린 과제다. 거래하는 협력사가 3만개, 다루는 제품 종류만 120만 가지다. 하루에도 수십만 건의 거래가 이뤄진다. 어마어마한 자료들이 쌓인다. 이를 플랫폼화하면 내부적으로는 효율이 높아지고, 고객들에게는 이를 기반으로 가치 있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성장은 정체성과 직결된다. 옛 모기업 관련 비중의 축소는 글로벌 MRO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충분조건이다. 핵심 고객과의 기존 거래를 줄이는 게 아니다. 다양한 고객을 새롭게 확보해 상대적으로 비중을 낮추는 작업이다. 이미 국내 상당수 기업들과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도 한창이다. 이전에는 중국 베트남 정도였지만 독립 후 인도네시아, 폴란드에 이어 미국에까지 진출했다. 해당 지역의 한국기업 뿐 아니라 현지 기업까지 공략할 생각이다.

기업문화의 혁신은 전문성이다. 물건 구해주고 고쳐주는 심부름 수준으로는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없다. 전문성을 가지고 고객의 가치를 높일 서비스를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디지털 플랫폼이 자산이 되어야 하고, 인력 구조도 전문성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두번째 목표인 영업 확장도 가능하다. 연공서열 보다는 철저한 성과급 체제로 보상제도를 바꾼 이유다. 연봉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인센티브로 보상받을 수 있는 구조다. 임직원들도 모두 뜻을 같이 했다. 이미 세계적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와 협업체계를 구축했고, 미국 자동차 ‘빅3’ 중 한 곳과도 손을 잡았다.

▶코로나19로 공급망 대란이 벌어지면서 MRO도 본질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효율에 집중하는 ‘저스트인타임(Just In Time)’ 보다는 위기관리도 병행하는 ‘저스트인케이스(Just In Case)’로 바뀌는 흐름인 듯하다. 원자재 구매에서 부품 조립 가공 완제품 출하까지 ESG 준수 여부도 중요해졌다.

-지난해 원자재 관련 이슈가 많았다. 거래위험을 어떻게 분산할 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올해 발생 가능성이 예상되는 원자재 관련 위험요소들을 전부 정리했다. 제품과 지역별로 위험 정도를 분류했다. 만약의 경우에 어떻게 대응할 지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했다. 고객 확대와 글로벌 확장이 중요한 또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거래 기업과 분야, 활동 지역이 다양해질 수록 위험분산 역량도 커질 수 있다.

ESG도 위험관리의 한 부분이다. 일례로 향후 2~3년내 중국에서 ESG 등의 이유로 조달이 어려운 품목들이 나올 수 있다. 동유럽에서는 관련 제도가 정비돼 위험이 적다. 중국을 대신할 곳들을 찾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5조원을 육박한 것으로 안다.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짧은 시간에 새로운 고객들을 다수 확보해 매출까지 일으킨 것은 상당한 성과다. 그런데 MRO 기업은 아무래도 마진이 박하다. 서비스는 난이도가 더 높아져 비용부담이 커질 듯하다. 수익성 어떻게 높일 생각인가

-앞서 말한 디지털 전환, 성장, 전문성이 꼭 필요한 이유다. 디지털로 비용효율 높이고, 성장으로 규모의경제 이뤄야 한다. 전문성이 담보되어야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최근 우리가 다루는 제품을 업종별로 분류하고 카테고리별로 나누는 수직·수평(vertical·horizion) 구분을 했다. 이를 잘 활용하면 고객에게 구조화되거나 묶음으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일례로 2년 전 업계 최초로 포장솔루션연구소를 설립했다. 포장에 대한 분석과 실험으로 고객들에게 비용절감 노하우를 제공했다. 앞으로 구매 부문에서는 경쟁사보다 분명한 강점을 가진 ‘카테고리 킬러’를 만들어가고, 영업 부분에서는 핵심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갈 생각이다.

▶이전 LG그룹의 일원이어서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안다. 새롭게 등장할 거대한 생태계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분야다. 블루오션이 될 듯 한데, 어떻게 공략하고 있나?

-사업기회가 무궁무진하다. 일차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공정에 필요한 부자재 등을 납품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제조사가 달라도 생산라인은 유사한 구조가 많다. 앞으로 계속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만들어 질 것이고,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생기면 주변에 배터리 산업 클러스터가 생긴다. 이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갈 수 있다. 배터리를 부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는 공정에서도 기회는 있다. 일례로 동박회사가 잠재고객이 될 수 있다. 전기차를 만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도 이미 거래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또다른 전기차 업체로의 거래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면 배터리 폐기도 중요해지는데, 역시 사업기회다. 배터리 사업군의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계속 연구 중이다.

number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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