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디어아트 60년史 걸작들 빛고을에서 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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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미술관에서 만난 두 큐레이터 말대로 전시 '미래의 역사쓰기 : ZKM 베스트 컬렉션' 전은 미술사 교과서에나 볼 수 있는 걸작들을 만나게 해 준다.
독일의 세계적 미디어아트센터인 'ZKM'의 핵심 소장품 96점을 전시했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ZKM 소장품 중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디어아트 60년 역사에 방점을 찍은 작품들을 이송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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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미술관서 4월 3일까지 ‘ZKM 베스트 컬렉션’
세계적 獨미디어아트센터 소장
거장 64명 핵심作 96점 들여와
개관후 최초 3개층 전관에 배치
코로나로 2년 공들여 맺은 결실
“동서양 - 현재·미래 관통한 전시
독일측 한국 설치 기술에 감탄”
“세계 미디어아트(Media Art) 역사를 다 보여주는 전시를 준비하며 백남준 선생이 얼마나 위대한 예술가인지 새삼 절감했습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 ‘글로벌 그루브(Global Groove)’는 1973년도 영상 테이프를 재현한 것이니 화면이 조잡할 수밖에 없지만, 미디어아트의 미래를 모두 예언해놓은 걸작입니다. 동양과 서양, 현재와 미래 문명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임리원 학예사)
“독일 작가 제프리 쇼의 작품 ‘읽을 수 있는 도시’는 1980년대 말에 선보인 것인데, 요즘 인기가 있는 스크린 골프 등이 여기서 발전한 것입니다. 실내용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스크린 속에서 글자로 만든 도시 이미지들이 움직이며 도시를 탐방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데, 기술과 예술의 상호 작용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김희랑 학예실장)
광주 글·사진=장재선 선임기자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만난 두 큐레이터 말대로 전시 ‘미래의 역사쓰기 : ZKM 베스트 컬렉션’ 전은 미술사 교과서에나 볼 수 있는 걸작들을 만나게 해 준다. 독일의 세계적 미디어아트센터인 ‘ZKM’의 핵심 소장품 96점을 전시했다.
‘예술과 매체기술 센터’(Zentrum fur Kunst und Medientechnologie)의 약자인 ZKM은 군수품 공장을 개조해 1997년 개관했는데, 작품 약 1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ZKM 소장품 중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디어아트 60년 역사에 방점을 찍은 작품들을 이송해왔다”고 밝혔다. 광주가 지난 2014년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선정된 것을 강조하며 ZKM 측을 설득해 이번 전시를 성사시켰다는 것이 전 관장 전언이다.
사진 원화 운송비만 1억 원이 넘게 든 이번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과 ZKM이 지난 2019년 양해각서 체결 후 2년을 준비한 결실이다. 하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두 기관 관계자들이 온라인 줌 미팅을 통해 도면만 갖고 설치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작품들이 최종적으로 설치된 것을 보고, 독일 측에서 우리 기술의 뛰어남에 대해 감탄을 하더라”며 김 학예실장은 웃음을 지었다.
워낙 방대한 작품을 전시하기 때문에 광주시립미술관이 1992년 개관한 이후 처음으로 전관 3개 층을 활용했다. 세계 미디어아트 거장 64명의 작업이 6개 소주제로 나뉘어 배치됐다. 1층의 제1, 2 전시실은 알도 탬빌리니의 ‘블랙 매터스(Black Matters·2017)’, 우이 바술카와 스타이나의 합작품 ‘재림한 빛(Light Revisited·1974/2002)’을 보여준다. 비디오·컴퓨터아트뿐만 아니라 퍼포먼스, 음악, 실험영화, 회화, 문학까지 포괄한 작품 세계로 전시 프롤로그를 꾸몄다.
2층의 ‘미디어, 신체, 초상’ 섹션은 인간이 매체를 통해 몸을 어떻게 인식해왔는지를 살핀다. 중세 시기에 초상화는 지배계급의 전유물이었으나 19세기에 등장한 사진 덕분에 대중들도 자신의 신체를 찍게 됐다. 예술가들은 사진과 비디오 영상을 통해 인간의 신체를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하며 구상에서 추상까지 포괄하는 미디어아트의 미학을 구현했다. 이 섹션에서 만나는 토니 오슬러의 ‘여보세요?(Hello?·1996)는 쿠션 커버에 사람 이미지가 투사돼 입이 움직이며 말을 하며 관객을 놀라게 하는데, 그로테스크한 미감의 여운이 오래 남는다. 실파 굽타의 ‘섀도2(Shadow2·2007)’는 영상 스크린의 인터랙티브 효과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이라 슈나이더의 ‘메아리(Echo)’ 역시 관객 참여형 비디오 설치 작품의 유희성을 전한다. 1975년 아날로그 비디오였다가 2017년 디지털로 재구성됐다고 한다.
3층은 ‘미디어와 풍경’ ‘예술매체로서의 컴퓨터’ 등의 주제로 이뤄져 있다. 게리 힐, 빌 비올라, 하룬 파로키, 칸디다 회퍼 등의 작품을 통해 기술의 발달이 예술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체험할 수 있다.
미디어아트 역사에 전기를 마련한 제프리 쇼의 작품은 5전시실에, 백남준의 작업은 6전시실에 있다.
현재 세계 미술계 화두가 돼 있는 NFT(대체불가능토큰) 작품도 볼 수 있다. 기술과 예술의 조응에 민감한 ZKM이 NFT가 나온 초기부터 관심을 갖고 작품을 사들였다고 한다.
내남없이 덤벼드는 NFT를 ZKM이 미디어아트 역사에 포함시켰다는 게 씁쓸하지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술이 예술의 바탕이 되는가 하면, 예술이 기술의 발전을 이끌기도 한다는 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 알 수 있다. 날로 진화해가는 매체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되 그것을 통해 세상에 의제를 던지고 독자적 미학을 구현해야만 미디어아트라고 일컬을 수 있다는 것, 예술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통찰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역사를 쓰는 게 예술가 역할이라는 것 등도 깨달을 수 있다. 각 작품을 볼 때 벽면의 안내문을 참고하면 보다 알차게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4월 3일까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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