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무산에 희비 교차, "한조양 '구름 걷힘' vs 대조양 '먹구름'"
전일(13일)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현대중공업 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끝내 불허했다. 외신 보도 등으로 이같은 분위기가 사전에 알려진 터라 시장에서는 충격이 크지는 않은 모습이다.
다만 합병 당사자 회사였던 현대중공업 그룹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피인수 회사였던 대우조선해양 양사의 희비는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확보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자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돼 그간 중간지주사로서 시달려 왔던 할인요소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재차 새로운 매수자를 찾아야 하는 기나긴 여정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그룹과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련 계약은 EU를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등 6개국 경쟁 당국의 승인이 전제조건이었다"며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중국 등은 조건 없이 승인했으나 EU 집행위원회가 불허하면서 현대중공업 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무산될 것"이라고 했다.
정 연구원은 "EU가 두 기업간 결합이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장에서 독점을 고착화시킬 것으로 판단한 것이 이번 결정의 직접적 원인"이라며 "한국 조선사들의 지난해 전체 선박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기준 37.4% 수준이지만 14만㎥ 이상 대형 LNG선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89.5%(76척 중 68척)에 이른다"고 했다.
한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기준으로 차입금 없이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과 금융자산을 보유한 상태로 인수거래 무산은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음을 의미한다"며 "한국조선해양이 할인을 받아왔던 이유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불확실성과 동사가 단순한 중간지주회사라는 특징 때문인데 만약 한국조선해양이 보유 현금을 신사업 투자에 사용한다면 이는 새로운 자체 사업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새로운 매수자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남게 됐다"며 "기존 인수계획에 한국조선해양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자본을 확충해주는 절차가 포함돼 있었던 만큼 재무구조 개선 방법에 대한 고민도 존재하는 상황으로 대우조선해양 주주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정 연구원 역시 "한국조선해양은 (인수 과정에서의 유상증자 등) 희석 우려가 주가에 반영돼 왔던 만큼 인수 불발로 인해 이같은 할인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주가 영향이 중립적일 것으로 판단되고 삼성중공업은 강력한 경쟁자 출현 가능성이 사라진 점은 중립적이나 펀더멘털 고려시 이것만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한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발표했던 2019년 초는 일감 부족으로 인한 조선사들의 선가 경쟁이 존재했던 시기로 당시에는 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선가 인상이 절실했다"며 "당시 투자자들은 현대중공업 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적어도 고부가선에서는 경쟁 완화에 따른 선가 인상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했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는 조선사들이 필요한 일감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이에 따른 선가 인상도 2021년 신조선가 지수가 연초 대비 22% 상승하는 등 이미 확인됐다"며 "이번 인수거래 무산이 선가 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또 "이번 인수거래는 과거에는 '산업 전체'의 이슈였으나 현재는 거래에 참여한 당사자들에 영향이 국한되는 '개별 회사'의 이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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